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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수학을 하기에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 — 3Blue1Brown이 AI 시대의 박사과정생에게 보낸 40분짜리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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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수학을 하기에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 — 3Blue1Brown이 AI 시대의 박사과정생에게 보낸 40분짜리 답장

2026년 10월 16일, 수학 유튜브 채널 3Blue1Brown의 그랜트 샌더슨이 40분짜리 영상 「수학을 하기에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를 올렸다. 출발점은 한 박사과정생의 댓글 — '그냥 내일 뭘 해야 하는지 알려 주세요.' 샌더슨은 수학을 세 겹(수학자가 하는 일, 수학이 주는 가치, 돈이 오는 길)으로 나누고, 기계가 증명→질문→이론→응용을 차례로 더 잘하게 될 때 각 칸이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따라간다. 결론은 뜻밖에 담담하다. 가치와 돈은 거의 그대로이고, 크게 바뀌는 것은 '공로를 어디에 주느냐'는 문화다. 증명은 원주율 자릿수 같은 원자료가 되고, 이론 구축과 설명과 말로 하는 발표가 무거워진다. 이 특집은 영상을 장면별로 읽으며 3차 방정식에서 양자역학까지 '순수수학이 쓸모를 찾기까지'의 역사, 서스턴의 1994년 질문, 2022~2026년 AI 수학의 궤적, 코글러가 겪은 두 번의 '아주 진지한 성공'의 정체, 해커뉴스 810개 댓글의 반론, 2026년 한국의 숫자까지 함께 살펴본다. 인터랙티브 7개와 일러스트 12장으로.

코어닷투데이2026-10-24106분

노트북 속 기계는 증명을 쏟아 내고, 문밖에서는 친구들이 산책을 부른다크게 보기

들어가며 — "그냥 내일 뭘 해야 하는지 알려 주세요"

2026년 10월 초, 수학 유튜브 채널 3Blue1Brown을 운영하는 그랜트 샌더슨은 AI와 수학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 달라는 글을 올렸다. 돌아온 질문 상당수가 같은 모양이었다. 수학이나 이론 쪽 학문으로 진로를 정해 둔 학부생·박사과정생들이 이렇게 묻고 있었다. 나는 이제 뭘 해야 하나? 수학은 죽은 건가, 다 풀린 건가? 그게 아니더라도 수학이 내가 원하지 않던 무언가로 변해 버리는 건 아닌가? 교수들도 비슷했다. 학생들에게 뭐라고 조언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손을 들어 버린 사람이 많았다.

그 가운데 한 줄이 샌더슨의 눈에 걸렸다. 다른 수많은 질문을 대표하는 것 같았다고 그는 말한다.

수학 박사과정생입니다. 그냥 내일 뭘 해야 하는지 알려 주세요.

10월 16일, 샌더슨은 이 한 줄에 대한 40분 44초짜리 답장을 올렸다. 제목은 「수학을 하기에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There's never been a better time to go into math)」. 일주일 만에 조회수 243만, 댓글 5,183개가 달렸다. 해커뉴스에서는 556점과 810개의 댓글을 모았고, 긱뉴스에도 「수학에 뛰어들기에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로 소개됐다.

어느 박사과정생의 밤 — 댓글 하나, 쏟아지는 헤드라인, 그리고 "먼저 나눠서 생각해 보자"크게 보기

왜 이 영상이 이렇게 퍼졌는지는 날짜를 보면 안다. 9월 8일 OpenAI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변형 문제(외력이 있는 경우의 폭주)를 에이전트 1만 개로 88시간 만에 풀었다고 발표했다. 사흘 뒤 필즈상 수상자 25명이 「AI와 수학의 심각한 불일치」 선언을 냈다. 10월 6일 밤에는 OpenAI가 미공개 모델이 쓴 수학 원고 722편을 한꺼번에 공개했고, 그날 밤 필즈상 수상자 위고 뒤미닐 코팽은 울었다. 10월 15일 저널리스트 데릭 톰슨은 그 눈물에 「기술적 슬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같은 날 테런스 타오는 넘버파일 인터뷰에서 수학의 "영웅의 시대"가 끝나고 "산업의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코어닷투데이는 이 두 달을 다섯 편의 특집 — 필즈상 수상자 25인의 선언, 「수학자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아비가드의 「수학의 미래」, OpenAI 저장소의 722편, 「수학자들은 왜 우는가」 — 으로 따라왔다.

그 글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나'와 '왜 우는가'를 다뤘다면, 샌더슨의 영상은 처음으로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나를 정면으로 묻는다. 그리고 답이 뜻밖이다. 그는 영상 첫 1분에 세 가지를 주장한다.

  1. 수학에 들어가기에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
  2. 수학에 돈을 대기에도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
  3. 이 순간 일어날 가장 급진적인 변화는 학문적 공로를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재구성일 것이고, 수학이라는 제도와 그 본질은 — 기계가 지금 수학자가 하는 모든 일을 더 잘하게 되는 가상의 미래에서조차 — 놀랄 만큼 영향을 덜 받는다.

수학자가 아닌 독자가 이 영상을 볼 이유도 여기 있다. 샌더슨 자신이 말하듯 이 사고 과정은 "AI가 있든 없든 어떤 직업에든 해 볼 만한 연습"이다. 내 일을 쪼개고, 그 일이 세상에 주는 가치를 쪼개고, 돈이 어디서 오는지 쪼갠 다음, 칸마다 "기계가 이걸 더 잘하면?"을 묻는 것. 수학은 그 질문을 가장 먼저,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받은 분야일 뿐이다.

이 특집은 이렇게 간다. 1장은 샌더슨이 누구이고 이 영상이 사실은 같은 주장의 네 번째 버전이라는 이야기. 2장은 영상의 뼈대인 '세 개의 스택'을 뜯어본다. 3장은 "순수수학의 응용은 수백 년 뒤에 온다"는 주장을 역사로 확인하고, 4장은 "위치는 과대평가, 속도는 아니다"라는 관찰을 2022~2026년 연표로 따라간다. 5~7장은 영상의 본론 — 기계가 증명, 질문, 이론, 응용을 차례로 더 잘하게 되는 네 개의 시나리오와 그 한가운데 있는 '증명은 원자료'라는 개념이다. 8장은 해커뉴스의 날 선 반론, 9장은 2026년의 숫자와 한국, 10장은 샌더슨의 처방과 실무 체크리스트다.

1장. 말하는 사람 — 그랜트 샌더슨, 그리고 같은 주장의 네 번째 버전

1-1. 3Blue1Brown

그랜트 샌더슨은 스탠퍼드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2015년 3Blue1Brown을 시작했다. 채널 이름은 그의 오른쪽 눈 홍채에 있는 갈색 점에서 왔다 — 파란 눈 셋에 갈색 하나. 그는 직접 만든 파이썬 애니메이션 엔진(manim)으로 선형대수의 본질, 미적분의 본질, 신경망, 푸리에 변환 같은 주제를 '공식보다 그림이 먼저' 오는 방식으로 설명해 왔다. 2026년 10월 현재 구독자는 872만 명이다. 2023년에는 미국 수학 단체 연합(JPBM)의 커뮤니케이션 상을 조던 엘렌버그와 함께 받았다.

그리고 그는 2021년부터 SoME(Summer of Math Exposition, 여름 수학 해설 공모전)를 열고 있다. 누구나 수학 설명 영상이나 글을 내고, 참가자들이 서로 짝지어 비교하며 심사한다. 첫해에만 1,200편이 넘는 작품이 들어왔고 약 13,000번의 짝 비교가 이뤄졌다. 2023년 세 번째 대회 무렵에는 참가 영상들의 누적 조회수가 700만을 넘었다. '수학을 설명하는 일'을 하나의 장르이자 공동체로 만든 셈이다. 이 이력이 영상 마지막의 처방("내가 2026년의 박사과정생이라면 3Blue1Brown을 하겠다")에 무게를 싣는다.

1-2. 같은 주장, 네 번의 리허설

이 영상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샌더슨은 영상에서 "2025년 중반부터 조용히 수학자들을 인터뷰해 왔다"고 밝힌다. 그 인터뷰 묶음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이 영상에 나온 콘스탄틴 코글러와의 대화가 유일하게 드러난 조각이다). 대신 그 사이 세 번 같은 생각을 다듬어 내놓았다.

6월 30일 드와르케시 파텔 팟캐스트 — 진행자는 그를 "AI가 수학에서 이루는 진전을 기록하는 새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 소개했다. 샌더슨은 'AI와 수학' 연작의 첫 편을 AI가 IMO를 푼 사건으로 하겠다고 했다.
9월 18일 타오 블로그 객원 글 「수학이 증명 이상이라면, 그 나머지를 더 잘 기려야 한다」 — '동기가 설명된 해설(motivated explanation)'을 정의하고 새 증명만큼의 학문적 공로를 주자고 제안했다. 이 글에 영상의 결론이 거의 그대로 들어 있다.
9월 28일 넘버파일 팟캐스트와 넘버파일 영상 「이제 수학은 어디로(What now for Mathematics)」 — 브래디 해런과의 대화.
10월 16일 3Blue1Brown 영상 — 박사과정생의 댓글 하나를 받아 틀(세 개의 스택)과 처방(산책, 발표)을 붙인 완성판.

9월 18일 객원 글은 영상을 읽는 열쇠라서 조금 더 보자. 샌더슨은 증명과 '동기가 설명된 해설'을 이렇게 대비한다. 증명에서 정의는 맨 앞에 놓인다. 해설에서 정의는 가운데 놓인다 — 풀려는 문제가 분명해진 다음에야 새 개념이 어휘에 들어올 자격을 얻는다. 해설에서는 틀렸지만 공감이 가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고쳐 나가는 것도 괜찮고, 오히려 바람직하다(마이클 닐슨의 표현으로 '발견 픽션'). 그리고 해설의 약점도 인정한다. 증명처럼 참·거짓이 딱 갈리지 않는다. "해설을 위한 Lean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이 글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문장은 이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모든 AI 생성 증명은 풀리지 않은 해설 문제로 태어난다.

그는 글 끝에서 이미 영상의 결론을 썼다. "제대로 프레이밍하면 지금은 이 분야에 들어가기 가장 신나는 때 중 하나다. 분야가 말랑말랑해서 앞으로의 모습을 직접 빚을 기회가 있을 때 들어가는 것보다 신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수학에 돈을 대기 가장 좋은 때 중 하나"라고. 자기 편향도 털어놨다. "냉소적인 사람이라면 이 제안을 뻔뻔한 자기 격상으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자신의 경력과 수입은 학계 밖에 있어서 학계가 무엇에 공로를 주든 걸린 이해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영상에서도 그는 같은 단서를 단다. "학계 수학에 더 많은 사람이 가길 바랄 이해관계는 없다. 오히려 너무 많은 학생이 잘못된 이유로 박사과정에 간다고 오래 생각해 왔다."

1-3. 영상은 누구에게 말하는가

샌더슨은 대상을 분명히 좁힌다. 지금 학계를 떠나는 사람 중에는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AI 안전"이라고 판단해 떠나는 이들이 많다. 그는 그들에게 "좋다, 가라, 뛰어라"라고 말한다. 그가 말을 거는 사람은 두려움 때문에 — 이 직업이 사라질 것 같아서, 혹은 더 이상 즐겁지 않은 무언가로 변할 것 같아서 — 떠나려는 사람이다. 그리고 박사과정 자체를 목표로 삼지 말라고 한다. 학교가 편하고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학교의 연장선처럼 박사과정에 가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가치를 더하고 싶은지, 그러려면 내 능력을 어떻게 키우고 쓸지"를 물으라고.

영상에 고정된 댓글에서 그는 하나를 더 보탰다. 중간에 더 말했으면 좋았을 것 — "모델을 쓰지 않아도 수학에 능동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그는 맥스 와인라이크의 표현 'AI 비건 수학자'를 인용하며 이렇게 썼다. "만약 수학이 증명 개수당 돈을 받는 구조라면, 마치 정리를 사고파는 시장이 있는 것처럼, 증명 생성 기계를 멀리하면 곤란해질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수학은 전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왜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지가 2장의 주제다.

2장. 영상의 뼈대 — 세 개의 스택

샌더슨은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는다. 먼저 틀을 하나 세운다. 그 자신의 표현으로는 "AI가 없어도 어떤 직업에든 해 볼 만한 연습"이다. 세 개의 목록을 쓰는 것이다.

  1. 수학자가 하는 일 — 연구 스택(research stack)
  2. 수학이 세상에 주는 가치 — 가치 스택(value stack)
  3. 그 돈이 어디서 오는가 — 자금 스택(funding stack)

그다음 첫 번째 목록의 각 칸에 대해 "기계가 이걸 사람보다 잘하게 되면?"이라고 묻고, 그 충격이 두 번째·세 번째 목록으로 어떻게 번지는지 따라간다. '스택'이라는 말이 낯설다면 층층이 쌓인 선반을 떠올리면 된다. 아래 칸이 무너지면 위 칸이 흔들리는지, 아니면 아무 일도 없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장은 세 선반을 하나씩 뜯어본다. 영상 전체가 이 틀 위에서 돌아가므로, 여기를 이해하면 나머지 30분은 '어느 칸을 기계에게 넘겨 볼까'의 반복이다.

수학이라는 건물 — 증명, 질문, 이론 구축, 응용의 네 층, 그리고 모든 층을 잇는 '소통'의 엘리베이터크게 보기

2-1. 연구 스택 — 수학자는 무엇을 하는가

① 정리 증명(proving theorems). 가장 눈에 띄는 일이다. 헝가리 수학자 알프레드 레니가 했다고 전해지는(흔히 에르되시의 말로 잘못 알려진) 농담 — "수학자는 커피를 정리로 바꾸는 기계다" — 가 가리키는 바로 그 일. 정리(theorem)는 '참이라고 증명된 수학적 문장'이고, 증명(proof)은 이미 받아들인 사실에서 출발해 한 걸음도 비약 없이 그 문장에 도착하는 논증이다. 지난 2년 동안 AI가 가장 빨리 따라잡은 곳이 여기다.

② 질문 고르기 — 추측과 정의. 샌더슨은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이런 말을 인용한다. "좋은 수학자는 정리를 증명하고, 위대한 수학자는 추측을 만들고, 가장 위대한 수학자는 정의를 쓴다." 추측(conjecture)은 '참일 것 같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은 문장'이다. 무엇을 물을지 고르는 일에는 안목(taste)이 든다 — 어떤 질문이 좋은 수학을 낳을지 냄새 맡는 감각. 에르되시가 남긴 1,000개가 넘는 문제가 2025~2026년 AI 기업들의 벤치마크가 된 것도 그가 이 감각의 대가였기 때문이다.

③ 이론 구축(theory building). 샌더슨이 영상 전체에서 가장 힘주어 말하는 칸이다. 정리 여러 개와 질문 여러 개를 엮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넓은 이해를 짓는 일. 그가 드는 예는 셋이다.

  • 데카르트의 좌표(1637) — 특정 문제 하나의 답이 아니었다. 기하학 문제를 대수 계산으로 바꾸는 사고의 틀 전체였다. 원은 x² + y² = 1이 되고, 두 곡선의 교점은 연립방정식의 해가 된다. (엄밀히는 『기하학(La Géométrie)』에 오늘 같은 x–y 격자는 없다. 그것은 판 스호턴 같은 후대 편집자들이 다듬었고, 페르마도 같은 시기 독립적으로 비슷한 방법에 닿았다. 이론은 한 사람의 증명보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자란다는 점에서 이것도 좋은 예다.)
  • 갈루아의 군(1832) — 갈루아의 업적으로 흔히 '5차 방정식에는 근의 공식이 없다'를 꼽지만, 샌더슨은 그 결론 자체는 거의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대칭을 다루는 새로운 언어(군)였고, 그 언어가 이후 수 세기 동안 수학과 물리 전체로 번졌다.
  • 그로텐디크의 '차오르는 바다' — 20세기 대수기하학을 다시 쓴 알렉산더 그로텐디크는 회고록 『수확과 파종(Récoltes et Semailles)』에 두 개의 그림을 남겼다. 하나는 호두다. 망치와 끌로 깨는 대신 물에 담가 두고 가끔 문질러 주면, 몇 주 몇 달 뒤 "잘 익은 아보카도처럼" 손으로 눌러도 벌어진다. 다른 하나는 바다다. "바다는 소리 없이, 알아채지 못하게 다가온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고 물은 멀어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마침내 그 단단한 것을 둘러싼다." 그렇게 증명하려던 정리는 "원래 세우려던 결과를 훨씬 넘어서는, 꽤 넓은 이론 속에 잠겨 녹아 버린다." 샌더슨은 이것을 "한 봉우리에서 다른 봉우리로 가려면 골짜기를 내려갔다 다시 오를 수도 있지만, 바다가 차올라 두 봉우리 사이를 배로 건널 수도 있다"고 각색해서 풀었다(두 봉우리는 샌더슨의 그림이다).

골짜기를 기어 내려가는 등반가와, 차오른 바다 위를 미끄러지는 '이론'이라는 배크게 보기

그 비유를 직접 만져 보자. 이론 층을 하나씩 쌓으면 바다가 오르고, '기계 등반가'를 투입하면 무엇이 빨라지고 무엇이 그대로인지 보인다.

④ 응용(applications). 이 추상들이 과학과 공학의 어디에 꽂히는지 찾아내는 일.

그리고 네 칸 모두에 스며 있는 ⑤ 소통(communication). 샌더슨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증명을 토해 내는 게 아니라, 동기가 충분히 설명된 해설을 내놓는 일"이다. 이론을 지을 때도 정의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이 구조가 붙잡을 가치가 있는지"를 전달하는 것이 위대한 수학자의 몫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 칸은 뒤에서 두 번 다시 나온다 — 한 번은 '기계가 글 설명을 잘하게 되면?'이라는 질문으로, 한 번은 '그래도 말로 하는 발표는 더 중요해진다'는 처방으로.

2-2. 가치 스택 — 수학은 세상에 무엇을 주는가

첫째, 응용 가치. 가장 뻔한 답이다. 그리고 순수수학 연구비 신청서에 반드시 들어가는 문장 — "응용은 수십 년, 때로는 수백 년 뒤에 온다" — 의 근거다. 샌더슨이 든 고전적 사례는 넷이다. 1500년대 이탈리아에서 3차 방정식을 풀다 '음수의 제곱근을 진지하게 다루는 이상한 요령'이 나왔고, 몇 세기 뒤 그것이 양자역학·전기공학·파동 연구의 언어(복소수)가 됐다. 유클리드 제5공준에 대한 의문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낳았고 "점, 점, 점" 하다 보면 일반상대성이론에 닿는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쫓으며 자란 대수기하와 타원곡선은 뜻밖에 암호학에서 쓰였다. 그리고 털난 공 정리. 이 사례들은 3장에서 하나씩 자세히 연다.

둘째, 옮겨 갈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 이것은 사회가 아니라 개인 차원의 가치다. 수학 수업 몇 개를 들었든 박사학위를 받았든, 수학 훈련을 거친 사람들이 컴퓨터 과학·머신러닝 연구·AI 안전·금융·암호학으로 흩어져 그 능력을 쓴다. "적절한 추상을 찾는 방식, 이런 종류의 문제 해결에는 뭔가 일반화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셋째, 미적 기쁨(aesthetic joy). 샌더슨이 "흔히 과소평가되지만 앞으로 점점 더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칸이다. 그는 이것을 "머릿속에서 딸깍 하는" 아주 구체적인 감정이라고 묘사한다. 좋은 문제를 붙잡고 있다가 풀리는 길이 보일 때, 혹은 새 이론이 머릿속에서 맞춰지며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바뀔 때. "선형대수 수업을 들은 사람은 남은 평생 말투가 조금 달라진다. 생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직교(orthogonal)' 같은 단어를 쓴다." 범주론을 배운 사람은 뇌가 뒤집히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는 지금 AI 수학에 대한 수학자들의 반응이 AI 미술에 대한 화가들의 반응과 닮은 이유를 바로 이 칸에서 찾는다. 기계가 침범하는 것이 일자리이기 전에 하나의 예술 형식이기 때문이다.

2-3. 자금 스택 — 돈은 어디서 오는가

"이것을 취미가 아니라 직업으로 생각한다면, 돈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샌더슨은 수학으로 들어오는 돈을 네 줄기로 나눈다.

  • 교육 — 수학자 대부분은 대학 수학과 교수다. 그리고 수학과는 수학 전공생보다 훨씬 많은 학생(공대·경영대·자연대의 미적분·선형대수·통계 수강생)을 가르친다. 그래서 수강 학점과 등록금에서 몸집보다 큰 몫을 차지한다.
  • 공공 연구비 — 미국이라면 국립과학재단(NSF), 한국이라면 한국연구재단.
  • 민간 재단 — 사이먼스 재단 같은 곳.
  • 산업 — 가끔.

그리고 그는 이 가운데 교육이 압도적으로 가장 크다고 말한다. 다른 과학과 다른 수학만의 특이점이다. 실험 장비가 필요 없어 연구 자체가 싸고, 수학과를 거쳐 가는 학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수학이라는 연못으로 흘러드는 네 줄기 — 가장 넓은 물길은 '교육'이다크게 보기

2-4. 세 스택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여기서 영상의 가장 영리한 관찰이 나온다. 가치 스택의 둘째·셋째 칸(문제 해결 근육과 미적 기쁨)은 개인재다. 수학을 직접 하는 사람만 누린다. 그렇다면 공공 자금이 소수 내부자의 '고상하고 즐거운 취미'를 떠받치고 있는 것인가? 샌더슨의 답은 아니다. 그 두 가치는 교육이라는 관을 통해 돈과 연결된다. 전 세계 대학 수학과 복도를 걷는 학생들은 대부분 다른 곳에서 쓸 문제 해결 능력을 얻으려고, 그리고 일부는 수학 자체의 기쁨 때문에 거기 있다. 샌더슨 자신도 그랬다고 고백한다. "수학이 범용 근육을 키운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긴 했지만, 솔직히 내가 그 수학과에서 얻은 가치의 큰 부분은 미적인 쪽이었다."

사회 전체로 돌아가는 이익은 물론 응용이다. 하지만 샌더슨은 하나를 더 꼽는다. 연구비 신청서는 모두 응용을 근거로 쓰지만, 그보다 더 큰 긍정적 외부효과는 "세계 곳곳에서 인재를 명문 대학으로 끌어모아 특정한 문제 해결 능력을 훈련시키고, 그 대부분이 수학자가 되지 않고 경제의 다른 쓸모 있는 곳으로 흘러넘치게 하는 제도" 그 자체라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수학에 쓰는 돈은 의미 있는 투자 수익을 낸다 — 단, "그 훈련이 진짜로 좋은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그 능력이 진짜로 다른 곳에 옮겨 간다면"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이 조건은 8장의 반론에서 다시 등장한다.

정리하면 이런 그림이다.

응용 가치
→
공공 연구비 · 민간 재단 · 산업
→
사회 전체
문제 해결 훈련 + 미적 기쁨
→
교육 (가장 큰 돈)
→
개인 → 경제 전체로 흘러넘침

이 그림을 머리에 넣고 나면 영상의 결론이 왜 그렇게 낙관적인지가 미리 보인다. 기계가 위협하는 것은 주로 윗줄(응용으로 가는 길)인데, 수학으로 들어오는 돈의 대부분은 아랫줄로 흐르기 때문이다. 이제 기계에게 칸을 하나씩 넘겨 보자.

3장. 응용은 왜 수백 년 늦게 오나 — 영상 속 사례를 역사로 확인하기

샌더슨은 순수수학의 응용 사례를 "다들 늘어놓기 좋아하는 것"이라며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이 사례들은 5장의 핵심 논증 — "응용은 증명이 아니라 이론에서 나온다" — 의 증거이므로 하나씩 열어 볼 가치가 있다. 그리고 몇몇은 영상에서 말한 것보다 이야기가 조금 더 복잡하다.

3-1. 3차 방정식과 '말도 안 되는 수' (1545·1572 → 1893·1926)

16세기 이탈리아 수학자들은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두고 비밀과 결투를 벌였다. 시피오네 델 페로가 먼저 풀었지만 발표하지 않았고(1526년 사망), 니콜로 타르탈리아가 1535년 2월 다시 찾아내 공개 시합에서 이겼다. 지롤라모 카르다노는 1539년 비밀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하고 타르탈리아에게서 방법을 얻었는데, 1543년 델 페로의 노트를 직접 보고는 맹세에서 풀려났다고 여겨 1545년 『아르스 마그나(위대한 기술)』에 실었다(두 사람의 이름을 밝히긴 했다).

1545년 카르다노의 『아르스 마그나』와 1572년 봄벨리의 『대수학』 표지 — 음수의 제곱근은 이 두 책 사이에서 '진지한 수'가 되기 시작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크게 보기

문제는 이 공식이 가끔 이상한 길로 간다는 것이었다. 방정식 x³ = 15x + 4를 보자. x = 4를 넣으면 64 = 60 + 4로 멀쩡한 답이 있다. 그런데 카르다노 공식에 넣으면 이렇게 나온다.

x=2+−1213+2−−1213x = \sqrt[3]{2 + \sqrt{-121}} + \sqrt[3]{2 - \sqrt{-121}}

음수의 제곱근, 당시로서는 "존재하지 않는 수"다. 라파엘 봄벨리는 1572년 『대수학(L'Algebra)』에서 이 '말도 안 되는 수'를 계산 규칙에 그대로 넣어 보기로 했다. 스스로 "궤변 같은 생각(un pensiero sofistico)"이라고 부르면서. 그는 (2+−1)3=2+−121(2+\sqrt{-1})^3 = 2+\sqrt{-121}임을 알아냈고, 그러면 위 식은 (2+−1)+(2−−1)=4(2+\sqrt{-1}) + (2-\sqrt{-1}) = 4가 된다. 실재하지 않는 수를 거쳐 실재하는 답에 도착한 것이다. 흔히 허수는 2차 방정식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수학자들에게 허수를 억지로 받아들이게 만든 것은 이렇게 세 실근을 가진 3차 방정식이었다.

샌더슨의 말대로 "그 이론 구축을 몇 세기 아래로 흘려보내면" 복소수가 나온다. 1893년 8월 시카고 국제전기회의에서 찰스 스타인메츠는 「복소량과 전기공학에서의 쓰임」을 발표했다. 교류 회로의 전압과 전류를 복소수(페이저)로 쓰면 미분방정식이 덧셈·곱셈으로 바뀐다. 오늘 전력망과 무선 통신 엔지니어가 쓰는 언어다. 1926년 슈뢰딩거 방정식에는 아예 i가 박혀 있다. (2021년 『네이처』에는 실수만으로는 양자역학을 기술할 수 없음을 실험으로 가를 수 있다는 논문도 실렸다. 반론도 있으니 '그렇게 주장했다' 정도로 기억해 두자.)

3-2. 평행선 공준에서 GPS까지 (1829~1854 → 1915)

유클리드의 다섯째 공준 —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는 평행선은 하나뿐이다 — 은 다른 공준들보다 길고 덜 자명해서 2,000년 동안 수학자들이 "다른 공준으로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매달렸다. 1733년 사케리는 이 공준이 틀렸다고 가정해 모순을 찾으려 했다가 실패했다. 1820~30년대 로바쳅스키(1829년 첫 출판)와 보여이(1832)는 방향을 뒤집었다. 그 공준이 틀린 세계를 진지하게 지어 본 것이다. 보여이의 논문을 받은 가우스는 "이것을 칭찬하는 것은 나 자신을 칭찬하는 것"이라는 유명한 답장을 보냈다(그도 몰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1854년 6월 리만은 교수 자격 강연에서 이것을 휘어진 공간 일반의 기하로 넓혔다.

60년 뒤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기술할 수학이 필요했고, 1912년 여름부터 친구인 수학자 마르셀 그로스만의 도움으로 리만 기하를 배웠다. 1915년 11월 25일 일반상대성이론의 장 방정식이 완성됐다. 오늘 스마트폰의 GPS 위성 시계는 상대론 보정 없이는 하루에 수 km씩 위치가 틀린다.

3-3. 갈루아에서 쿼크까지 (1832 → 1961·1964)

갈루아가 결투 전날인 1832년 5월 29일 친구 슈발리에에게 쓴 편지(왼쪽)와, 130년 뒤 겔만이 군 SU(3)로 정리한 바리온 10중항 — 맨 아래 Ω⁻는 예측된 뒤 1964년에 발견됐다 (출처: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크게 보기

에바리스트 갈루아는 1832년 5월 31일 스무 살에 결투로 죽었다. 그의 원고는 1846년에야 리우빌이 출판했다. 샌더슨은 갈루아의 의미가 "5차 방정식의 해법 불가능성과는 거의 관계없다"고 말하는데, 여기에 역사적 각주가 하나 붙는다. 5차 방정식에 일반 근의 공식이 없다는 사실 자체는 노르웨이의 아벨이 1824년에 먼저 증명했다. 갈루아가 한 일은 어떤 방정식이 근의 공식으로 풀리는지를 판정하는 일반 원리를 찾은 것이고, 그 원리의 밑바닥에 근들의 대칭을 다루는 구조 — 군 — 이 있었다. "결투 전날 밤 모든 것을 써 내려갔다"는 전설은 과장이다(그는 이미 여러 해 동안 그 생각을 다듬어 왔다). 그래도 위 사진의 편지가 그날 밤 쓰인 것은 사실이다.

군의 언어는 노르웨이의 소푸스 리가 연속적인 대칭(리 군)으로 넓혔고, 그것이 20세기 물리학으로 들어갔다. 1961년 머리 겔만과 유발 네만은 각자 SU(3)라는 군의 표현으로 쏟아지던 입자들을 8개, 10개짜리 묶음에 넣었다(겔만은 불교의 팔정도를 따 '팔정도(Eightfold Way)'라 불렀다). 위 그림의 10중항에서 맨 아래 꼭짓점이 비어 있었다. 겔만은 1962년 그 자리에 들어갈 입자 Ω⁻의 질량과 성질을 예측했고, 1964년 2월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에서 정확히 그런 입자가 발견됐다. 같은 해 겔만과 츠바이크는 이 대칭이 더 작은 구성 요소 — 쿼크 — 때문이라고 제안했다. 샌더슨이 말한 "군론은 사람들이 쿼크가 있을지 모른다고 가정하게 만들었다"가 이 이야기다.

3-4.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타원곡선 암호 — 영상보다 조금 복잡한 관계

페르마가 1637년경 책 여백에 "놀라운 증명을 찾았지만 여백이 좁아 적지 않는다"고 쓴 정리는 358년 동안 수학자들을 끌어당겼다. 그 과정에서 쿠머의 아이디얼(1847), 그리고 20세기의 타원곡선·모듈러 형식 이론이 자랐다. 1985~86년 프라이가 페르마 정리를 타원곡선 문제로 바꾸고 리벳이 그 연결을 증명하자, 앤드루 와일스는 7년을 다락방에서 보낸 끝에 1994년 9월 증명을 완성했다.

샌더슨은 이렇게 자란 대수기하와 타원곡선이 "뜻밖에 암호학에서 쓰였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순서가 조금 다르다. 닐 코블리츠와 빅터 밀러가 각자 타원곡선 위의 '점 더하기'를 암호로 쓰자고 제안한 것은 1985년이다. 리벳·와일스의 결정적 진전보다 먼저다. 그러니 타원곡선 암호는 페르마 증명의 부산물이 아니라, 같은 나무(타원곡선의 정수론)에서 자란 다른 가지다. 더 정확한 문장은 "페르마를 마침내 무너뜨린 그 타원곡선 이론이 오늘의 암호도 떠받친다"일 것이다. 지금 비트코인 서명(secp256k1 곡선 위의 ECDSA)과 웹 접속 대부분의 키 교환(X25519)이 이것을 쓴다.

3-5. 털난 공과 도넛 모양의 핵융합로 — 샌더슨도 "억지 같다"고 한 사례

샌더슨은 "가끔은 정리의 문장 자체가 쓸모 있을 때도 있다"며 털난 공 정리를 든다. 공 표면에 난 털을 어디에도 가마(소용돌이) 없이 빗을 수 없다는 정리다. 수학적으로는 "구면 위의 연속 접벡터장은 어딘가에서 반드시 0이 된다"(푸앵카레 1885, 브라우어르 1912). 핵융합 장치에서는 플라스마를 자기장으로 가둬야 하는데, 자기력선이 놓이는 닫힌 면 위에서 자기장이 어디서도 0이 되지 않으려면 그 면은 구가 될 수 없고 도넛(토러스)이면 된다. 프린스턴 플라스마물리연구소 연구자들이 2017년 논문에서 이 정리를 바로 이렇게 인용했다.

다만 샌더슨 스스로 "늘 좀 억지 같다"고 했듯 단서가 많다. 토카막은 이 정리를 인용하기 훨씬 전부터 물리적 이유로 도넛 모양이었고, 도넛이라는 것만으로는 가둠이 되지 않는다(자기력선이 비틀려야 한다). 이 사례가 오히려 그의 요점을 강화한다. 정리 하나가 직접 쓰이는 사례는 이렇게 드물고 애매하다. 응용의 큰 줄기는 거의 언제나 이론에서 온다.

3-6. 직접 연표에 놓아 보기

영상에 나온 네 사례에 같은 결의 다섯 사례(불 대수→디지털 회로, 정수론→RSA, 라돈 변환→CT, 마르코프 연쇄→페이지랭크 등)를 더해 연표에 올렸다. '정리 하나가 직접 쓰인 경우만' 버튼을 눌러 보면 샌더슨의 주장이 한눈에 보인다.

이 연표에는 정직하게 짚어야 할 한계도 있다. 생존 편향이다. 쓸모를 찾은 수학만 이런 목록에 오른다. 아직(혹은 영영) 쓸모를 찾지 못한 수학이 훨씬 많다. 그래서 "언젠가 쓰일지 모른다"는 연구비 논리는 개별 연구를 정당화하기에는 약하고, 수학 전체라는 포트폴리오를 정당화할 때만 힘을 갖는다. 1940년 G. H. 하디는 『어느 수학자의 변명』에서 정수론처럼 "진짜 수학"은 전쟁에 쓰일 일이 없다고 자랑스럽게 썼다. 37년 뒤 그 정수론이 RSA 암호가 됐다. 무엇이 쓰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그것이 이 포트폴리오 논리의 핵심이다.

4장. "위치는 과대평가, 속도는 아니다" — 2022~2026년 AI 수학의 궤적

영상의 본론(기계가 증명을 더 잘한다면?)에 들어가기 전에, 샌더슨은 그 가정이 왜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지부터 설명한다. 2025년 중반부터 수학자들을 인터뷰하며 얻은 그의 결론은 한 문장이다.

어느 순간을 찍은 스냅샷에서 (AI의) 위치는 과대평가된다. 하지만 속도는 그렇지 않다.

사진 한 장의 위치보다 속도계가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크게 보기

그가 드는 예는 셋이다. 첫째, 딥마인드의 올림피아드 기하 모델. 친구가 "딥마인드가 방금 올림피아드 기하를 박살 낸 거야?"라고 문자를 보냈을 때 그의 대답은 "그렇긴 한데, 우리가 IMO 문제를 푼다고 할 때의 정신은 분명히 아니다"였다. 너무 맞춤형이고 무차별 탐색 같았다. IMO 문제는 창의성과 상상력을 요구해야 하는데. (샌더슨은 이것을 "2023년쯤"으로 기억했지만 AlphaGeometry 발표는 2024년 1월 17일이다.) 그런데 "몇 년을 빨리 감으면" 특화 모델도 아닌 일반 언어 모델이 "어떤 합리적인 정의로 봐도" IMO 문제를 푼다.

둘째, 에르되시 문제. 처음엔 다들 "자세히 보면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쉬운 열매거나, 이미 풀렸는데 문서화가 안 된 걸 출처 표기 없이 재포장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그게 쉬운 열매였다고 말하지 않는다." 수학자들이 진지하게 매달렸던 문제들에 LLM 증명이 나오고 있다.

셋째, 헤드라인 결과(나비에–스토크스, OpenAI의 원고 수백 편)를 제외하더라도, 현장의 수학자 일부는 진지한 연구 질문을 추론 모델에 던지고 "통찰력 있다"고 느낄 답을 받는다. 물론 분야마다,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그의 표현으로는 "최전선은 프랙털 수준으로 뾰족하고, 전혀 균일하지 않다." 발표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엄청나다.

그러고 나서 그는 "1만 피트 상공의 시야"로 정리한다. 4년 전 이것들은 숫자도 더하지 못했다. 경시대회 수학을 누구의 예상보다 빨리 하게 됐다. 거기서 연구와 관련된 무언가로 넘어가는 데도 많은 사람의 예상보다 빨랐다. 그러니 "정리 증명이 해결됐다"는 말이 과장이고, 지금 보이는 증명 대부분이 사람의 (흔히 아주 최근의) 기여에서 한두 걸음 나아간 것이고, '정리 증명이 해결됐다'가 무슨 뜻인지조차 정의되지 않았더라도 — 미래를 내다보는 1년 차 박사과정생을 위해서는, 기계가 증명 생성에서 범주적으로 더 낫다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이 관찰을 연표로 직접 넘겨 보자. 각 시점의 헤드라인과 그때 나온 정당한 단서, 그리고 그다음에 벌어진 일을 나란히 놓았다.

이 연표에서 배울 것은 '단서는 틀렸다'가 아니다. 단서는 매번 옳았다. 2025년 10월의 에르되시 소동은 실제로 과장이었고, 2026년 1월의 풀이들은 실제로 가장 쉬운 열매였다. 다만 그 단서가 1년을 넘기지 못했을 뿐이다. 진로처럼 5~10년짜리 결정을 내릴 때는 오늘의 위치가 아니라 기울기를 봐야 한다는 것이 샌더슨의 요점이다.

5장. 시나리오 1 — 기계가 증명을 사람보다 잘한다면

4장에서 본 속도를 근거로, 샌더슨은 1년 차 박사과정생을 위해 가정 하나를 깔고 간다. "논증을 위해, 기계가 증명 생성 쪽에서 범주적으로 더 낫다고 치자. 무슨 일이 생기나?" 그의 한 줄 답은 이렇다.

가치 스택에는 거의 영향이 없고, 그래서 자금 스택에도 거의 영향이 없다. 하지만 수학이라는 제도의 문화와 공로 배분 체계에는 엄청난 영향이 있다.

칸별로 따라가 보자.

5-1. 응용 가치 — 오히려 지렛대가 생긴다

3장의 연표에서 확인했듯, 응용은 거의 언제나 이론 쪽에서 나온다. "중요한 것은 5차 방정식의 해법 불가능성 증명이 아니라 군론의 탄생이고, 그 군론은 쿼크가 있을지 모른다는 가설로 이어졌다. 중요한 것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한 예·아니요가 아니라 거기서 솟아난 모든 수학이다." 그러니 증명을 기계가 맡아도 응용으로 가는 길목은 그대로다. 오히려 수학자는 이론 구축에 쓸 지렛대를 얻는다. 공공 연구비도 민간 재단도 여전히 합리적이고, 돈 한 단위가 만드는 이론의 양은 더 커진다.

5-2. 문제 해결 훈련 — 체육관 비유

여기서 영상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비유가 나온다.

당신보다 증명을 더 잘하는 사람은 이미 아주 많다. 그래도 직접 증명을 만들어 보는 연습은 문제 해결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체육관에 가는 것과 같다. 기계는 당신보다 훨씬 무거운 걸 들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무거운 걸 들며 얻는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다.

기계가 더 무거운 걸 든다고, 내 근육이 대신 생기지는 않는다크게 보기

그리고 샌더슨은 이 칸이 앞으로 나올 모든 시나리오에서 똑같다고 미리 못 박는다. 기계가 어느 칸을 더 잘하게 되든, 이 가치는 "당신, 사람이 직접 관여해야만" 생기기 때문이다. 단, 괄호가 하나 붙는다 — "사람의 문제 해결 능력이 여전히 필요하다면." 그 질문은 7장으로 미뤄 둔다. 필요한 한, 이 가치는 교육이라는 관으로 흘러가고, 학생을 훈련시킬 "증명할 줄 아는 사람 전문가"의 가치도 남는다.

5-3. 미적 기쁨 — 처음으로 갈라지는 칸

여기서부터 영상의 톤이 조심스러워진다. 샌더슨은 양쪽을 다 봤다고 말한다.

한쪽은 특히 온라인에서 많이 보이는 정서다. 기계가 내놓은 증명이 기쁨을 완전히 빨아들인다는 것. 어떤 결과를 향해 밀고 나가던 수학자가 그 결과가 "OpenAI가 쏟아 낸 수백 개" 속에 섞여 나온 것을 보면 "돛에서 바람이 다 빠진다." 코어닷투데이가 「수학자들은 왜 우는가」에서 다룬 바로 그 감정이다.

다른 쪽은 특히 대면으로 만났을 때 많이 본 모습이다. 어떤 수학자들은 완전히 들떠 있다. 늘 답을 알고 싶던 질문들이 있었고, 이제 모델과 대화하며 그 답을 보게 됐다. 증명뿐 아니라 이론 구축까지 신경 쓰는 사람일수록 "잠금이 풀린 느낌"이라고 한다. 샌더슨은 그 예로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의 콘스탄틴 코글러(Constantin Kogler)와 나눈 대화 일부를 영상에 그대로 넣었다(자막에는 'Konstantin'으로 나오지만 본인 표기는 C다). 코글러는 자기상사 측도와 베르누이 합성곱 — 동전을 던져 수를 만드는 무작위 과정이 어떤 '프랙털' 분포를 이루는지 — 을 연구하는 젊은 수학자로, 지난 1년 동안 자기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를 그때그때 최신 모델에 던져 보곤 했다.

아주아주 진지한 성공이 두 번 있었어요. 일요일에 아마 그 분야의 주요 미해결 문제가 풀렸고, 또 하나는 저번에 말씀드린 그 기약다항식 문제였어요. 정말 경이로웠어요. 그리고 단순했어요 — 단순하고 강력한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처음엔 엄청난 흥분을 느꼈어요. 수학에 대해, 그 힘에 대해, 내가 배우게 될 진리에 대해, 내가 본 아이디어의 힘에 대해. 그러고 나서 그 수학을 생각하느라 잠을 덜 잤고, 그다음엔 내가 정말 갈망하던 통찰을 얻었다는 사실 때문에 흥분했어요.

영상은 어떤 문제인지 밝히지 않지만, 그의 논문을 맞춰 보면 짐작이 간다. '기약다항식' 쪽은 2026년 9월 22일 arXiv에 올린 「오들리즈코–푸넨 추측」 증명이다 — 계수가 0과 1뿐인 무작위 다항식은 거의 확실히 더 쪼개지지 않는다(기약이다)는 30여 년 묵은 추측이다. 논문의 '기계 기여 명시'에는 "증명은 GPT-6 Astra의 것이다. 저자가 논증을 다시 쓰고 확인했다"고 적혀 있다. '일요일'의 주요 난제는 새뮤얼 키틀과 함께 10월 7일 올린 「실수 직선 위 자기상사 측도의 정확한 겹침 추측」으로 보인다. 논문에 따르면 2026년 9월 27일(일요일) GPT-6 Astra가 첫 증명을 찾았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논문의 각주다. OpenAI가 10월 6일 쏟아 낸 722편 저장소에도 같은 정리가 9월 24일 발견된 것으로 올라와 있었다. 한 사람이 공개 모델로 직접 대화하며 얻은 기쁨과, 기업의 대량 공개가 같은 정리에서 부딪힌 셈이다 — 샌더슨이 말한 '두 진영'이 한 정리 위에서 만났다. 코글러의 홈페이지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나는 내가 이해하고 글로 쓸 수 있는 연구만 발표할 것이다."

샌더슨은 덧붙인다. 온라인에서는 부정이, 대면에서는 기쁨이 더 많이 보이는 이 비대칭은 AI와 수학에만 있는 일이 아니라 "오늘날 담론의 본성"이라고. 그렇다고 부정적인 감정이 정당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라고. 그리고 여기서 박사과정생에게 줄 답의 첫 조각을 꺼낸다. "사회적이 돼라. 노트북을 덮어라. 동료 박사과정생들과 긴 산책을 나가라."

5-4. 낙관론자의 연구 방식 — 해답지가 붙은 교과서

들뜬 쪽의 눈으로 보면, 증명을 기계가 더 잘하는 세계의 수학 연구는 이론 구축에 기대는 것이다. 더 이상 "중간 문제를 얼마나 빨리 푸느냐"에 속도가 묶이지 않는다. 묻고 싶은 것을 다 묻고 답을 훨씬 빨리 본다. 그리고 그 답들을 해석하며 묻는다 — 이것이 더 큰 이야기의 어디에 들어가는가, 내가 보고 있는 여러 증명 사이에 공통된 단순함은 무엇인가, 어떻게 엮어야 새 이론의 천이 되는가. 갈루아가 군론을, 그로텐디크가 대수기하를 엮었던 것처럼. "어쩌면 당신의 박사논문은 증명 몇 개가 아니라 이론 하나일 수 있다."

샌더슨의 비유는 책 뒤에 해답지가 붙은 교과서다. 늘 해답을 보라는 뜻이 아니다. 문제는 여전히 직접 풀어야 한다. 하지만 막혔을 때 정돈된 해답이 있으면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되고, 완전히 미지의 땅일 때보다 훨씬 빨리 나아간다.

여기에 그는 경고를 하나 단다. 기계가 만든 증명은 사람이 쓴 논문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그 출처 표기가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 공로가 갈 곳에 가도록 한 단계를 더 밟아야 한다. 2025년 10월 '에르되시 문제 10개 해결' 소동이 남긴 교훈이 바로 이것이었다(4장).

5-5. "그건 끔찍해 보인다"는 반응 — 두 가지 다른 문제

샌더슨은 반대편의 목소리도 대신 말해 준다. "세상에, 그건 끔찍해 보인다. 기계가 만든 슬롭(slop, 조잡한 대량 생산물)을 뒤적이며 남이 이미 답한 질문을 이해하는 데 앉아 있고 싶지 않다. 나는 답을 내가 찾고 싶다. 수학을 하는 기쁨의 전부가 그거였다." 그는 이 감정이 지금 공동체 전체가 붙잡아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라고 인정한 뒤, 그 안에 서로 다른 두 문제가 섞여 있다고 짚는다.

①
설명의 질 — 아마 일시적이다
지금 모델이 내놓는 증명은 읽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델 회사들에게는 설명 잘하는 모델을 만들 막대한 유인이 있다. 코드도 처음엔 돌아가기만 하는 지저분한 코드였다가 점점 깔끔해졌다("주석을 너무 많이 달긴 하지만"). 거의 이해 불가능한 증명이 쏟아지는 지금은 역사의 일시적 요철일 수 있다.
②
공로의 문화 — 이쪽이 더 깊다
쫓던 문제를 모델이 — 특히 내가 쓴 모델이 아니라 모델 회사가 — 풀면, 그 문제는 '풀린 것'이 되고 나는 뒷정리를 하는 기분이 된다. 수학의 역사 내내 증명은 이해의 대리 지표였고, 증명이 나오는 순간을 문제가 풀린 순간으로 쳐 왔기 때문이다.
③
그래서 — 대리 지표를 바꾸자
증명을 수치 계산처럼 취급하자. 이론 구축에 쓰는 원자료(raw data)로. 이것이 다음 장의 주제다.

6장. 핵심 개념 — 증명을 '원자료'로 내려놓기

영상에서 가장 급진적인 문장은 23분쯤에 나온다.

이제 우리는 증명을 수치 계산과 비슷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 이론 구축에 도움이 되는 일종의 원자료(raw data)이지, 그 자체로 목적은 결코 아니다.

곧바로 그는 이것이 자기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밝힌다. 기계가 생성한 증명을 데이터처럼 다루자는 이야기는 이미 다른 사람들도 해 왔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증명이 아니라 이론 구축을 목표로, 증명을 거기에 꽂아 넣는 원자료로 생각하면 뭔가 해방되는 느낌이 있다."

기계는 증명과 자릿수를 쏟아 내고, 사람은 그것으로 이론의 대성당을 짓는다크게 보기

6-1. "나비에–스토크스의 외력 폭주에는 관심 없다"

샌더슨은 일부러 가장 뜨거운 사례를 고른다.

나는 나비에–스토크스 문제의 강제 폭주(forced blow-up)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누군가 그 증명에 들어간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그 아이디어에서 피어날 수 있는 수학을 아름답고 일관된 이론으로 키워 내는 일이다. 누군가 그 일을 해낸다면, 그 사람에게 밀레니엄 상을 줘라. 우리가 애초에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그것이다. 증명은 그냥 데이터다. 원주율 자릿수를 더 주는 것과 같다.

맥락을 조금 풀자.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물과 공기 같은 유체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방정식이다.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2000년에 100만 달러를 건 7개의 밀레니엄 문제 가운데 하나가 "3차원에서 매끄러운 초기 조건으로 시작한 해가 영원히 매끄럽게 남는가, 아니면 유한한 시간에 무한대로 터지는(blow-up) 경우가 있는가"다. 2026년 가을 OpenAI가 내놓은 결과는 필즈상 수상자 25인의 선언을 다룬 특집에서 자세히 봤듯 이 문제의 변형판이다 — 바깥에서 힘(forcing)을 가하는 조건에서 폭주하는 해를 만든 것이다. 진짜 밀레니엄 문제와는 다르지만 수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다. 샌더슨의 요지는 그 결과의 크기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풀렸다'는 도장보다 '왜 그런지'에 대한 이론이 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6-2. 원주율 자릿수의 비유

"증명은 원주율 자릿수"라는 비유를 곱씹어 볼 만하다. 사람은 600년 동안 π의 자릿수를 손으로, 기계로, 클라우드로 계산해 왔다. 기록은 16자리에서 314조 자리까지 늘었다. 그런데 π에 대해 우리가 진짜로 '이해한' 사건 — π가 무리수라는 것, 초월수라는 것 — 은 자릿수 계산이 아니라 전혀 다른 종류의 일에서 나왔다. 그리고 314조 자리를 세어 봐도 우리는 아직 π가 '정규수'(모든 숫자가 장기적으로 같은 비율로 나오는 수)인지 증명하지 못한다.

자릿수는 쓸모없는가? 아니다. 계산기 하드웨어를 시험하고, 추측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고, 가끔은 새 공식을 찾는 실마리가 된다(BBP 공식은 컴퓨터 실험으로 발견됐다). 원자료로서는 귀하다. 다만 목적지가 아닐 뿐이다. 샌더슨이 기계 증명에 바라는 자리가 정확히 이것이다.

6-3. 이 생각은 어디서 왔나 — 서스턴의 1994년 질문

증명이 이해의 대리 지표라는 생각, 그리고 그 지표가 완벽하지 않다는 자각은 오래됐다. 샌더슨 자신도 "모두가 늘 알고 있었다"며 학술지의 예를 든다. 아주 중요한 정리를 증명했어도 논문이 엉망으로 쓰였으면 학술지는 돌려보낸다. 심사위원들은 이게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답답해하겠지만, 그래도 돌려보내고 설명할 책임을 저자에게 지운다.

이 긴장을 가장 날카롭게 글로 쓴 사람은 1982년 필즈상 수상자 윌리엄 서스턴이다. 그는 1994년 미국수학회 회보에 실은 「수학에서의 증명과 진보에 관하여(On Proof and Progress in Mathematics)」에서 질문을 바꿨다. "수학자는 어떻게 수학에 대한 사람의 이해를 넓히는가?" 그리고 정리 개수로 진보를 재는 습관을 이렇게 꼬집었다.

이건 처음 1만 개의 소수를 출력해 본 사람의 오류와 비슷하다. 출력물을 받아 들고 나서야 그게 정말 원하던 게 아니었다는 걸 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이해다. 우리가 생산하는 것은 사람의 이해다.

샌더슨의 "원주율 자릿수"와 서스턴의 "소수 1만 개 출력물"은 32년을 사이에 두고 같은 말을 한다. 서스턴은 1976년 4색 정리 논쟁도 같은 눈으로 읽었다. 사람들이 불편해한 건 정리가 참인지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정리가 참이라는 앎에 더해, 증명에 대한 사람의 이해를 계속 원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자기 경험도 털어놨다. 젊은 시절 엽층 구조(foliation) 이론에서 강력한 정리를 쏟아 냈더니 다른 사람들이 그 분야를 떠나 버렸다. 증명은 늘었는데 그 분야를 이해하는 사람은 오히려 줄었다. 코어닷투데이가 「수학자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에서 '서스턴이 한 분야를 청소해 버린 이야기'로 다룬 대목이다. 기계가 증명을 쏟아 내는 2026년은 이 일화가 한 사람이 아니라 수학 전체의 규모로 벌어지는 시대다.

컴퓨터가 증명에 끼어든 선례도 있다.

1976 4색 정리 — 아펠과 하켄이 1,936개(뒤에 1,476개로 줄임)의 경우를 컴퓨터로 확인해 증명. "사람이 손으로 확인할 수 없는 증명도 증명인가"라는 논쟁이 수십 년 이어졌다. 많은 수학자가 불편해한 지점은 참·거짓이 아니라 '왜 4색이면 되는지 알게 된 게 없다'는 것이었다.
1998 케플러 추측 — 토머스 헤일스가 컴퓨터 계산을 대량으로 쓴 증명을 제출. 심사위원단은 4년을 매달린 끝에 "99% 확신한다"고 했다. 『수학 연보』는 2005년 게재했다.
2014 플라이스펙(Flyspeck) — 헤일스 팀이 증명 보조기(HOL Light·Isabelle)로 형식 검증을 끝냄. '맞는가'는 기계가 확정했다. '왜 맞는가'는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았다.

2026년의 상황은 이 선례들의 극단판이다. 증명이 맞는지는 Lean 같은 형식 검증기가 점점 더 대신 확인해 준다. 722편의 원고가 그렇게 '검증됨' 도장을 달고 나왔다. 남는 질문은 서스턴이 32년 전에 던진 것과 같다. 그래서 누가 이해했는가.

6-4. 이것이 연구 습관을 어떻게 바꾸나

샌더슨은 이 관점이 일상의 연구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연구하다 막혔을 때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 바뀐다는 것이다.

막혔을 때의 질문답이 이쪽이면할 일
지금 나를 막는 것이 증명 하나가 더 필요한 것인가?그렇다모델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아니면 이미 있는 증명들을 내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인가?그렇다 (아마 더 자주)노트북을 덮고, 손으로 끄적이며 내 이해를 정리하라

6-5. 글은 기계가 잘하게 돼도, 말은 더 중요해진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구 스택의 '소통' 칸을 다시 꺼낸다. 기계가 증명을 내놓되 설명을 못 하면, 그걸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 수학자가 필요하다. 솔직히 가장 재미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것도 일시적일 테니 기계가 설명까지 잘하게 된다고 치자. 그래도 그건 글로 하는 소통이다. 똑같이 귀한 또 하나의 소통은 사회적인 쪽 — 주로 말로 하는 발표다.

기계가 대신 이해해 줄 수는 없다. 수학의 큰 부분은 다른 사람이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만드는 일이고,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설령 기계가 설명을 더 잘해도, 우리가 관심을 갖게 되는 큰 이유는 진심으로 관심 있는 누군가를 보는 것이다.

이 문장은 10장의 처방("발표를 많이 하라")과 7장의 교육론("교육의 병목은 명료함이 아니라 동기다")을 미리 잇는 다리다.

7장. 시나리오 2·3·4 — 기계가 질문하고, 이론을 짓고, 응용까지 한다면

1단계에 영상의 절반 가까이를 쓴 샌더슨은 나머지 세 단계를 빠르게, 그러나 점점 더 솔직하게 지나간다. 각 단계에서 바뀌는 칸만 짚어 보자. 2장의 시뮬레이터에서 단계를 올려 가며 같이 읽으면 좋다.

7-1. 2단계 — 기계가 '물어볼 가치가 있는 질문'까지 고른다

지금 질문 고르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활기차고 지렛대가 큰" 영역이다. 하지만 기계가 이것도 더 잘하게 된다고 치자. 정리 하나를 증명해 달라고 하면 "그 밖에 물어볼 만한, 좋은 수학을 낳을 질문은 이것들입니다"라고 돌려주는 세계.

샌더슨은 이 칸과 이론 구축 사이의 경계가 흐릿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사람이 여전히 이론 구축 쪽에서 앞선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결론은 1단계와 같다 — 응용으로 가는 길목은 이론이고, 질문·증명 도구는 수학자 한 사람이 이론을 훨씬 빨리 밀어붙이게 해 준다. 연구 지원의 근거는 오히려 강해진다. 훈련은? "언제나처럼 체육관의 역기다."

달라지는 것은 기쁨의 갈림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모델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걸 지켜보는 건 별로 재미없다는 사람이 생긴다. 샌더슨 자신이 그쪽에 가깝다.

나는 아마 평생, 모델이 무엇을 할 수 있든 상관없이, 내 머릿속에서 흥미로운 질문을 떠올리고 내 방식으로 답을 찾으려 할 것이다.

반대편에는 이론을 이해하고 짓는 속도가 빨라져 들뜬 사람들, 그리고 응용을 "수십 년, 수백 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일찍 찾아 나설 수 있다는 데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7-2. 3단계 — 기계가 이론까지 짓는다

이제 대학원생이 묻는다. 이론 구축도 무너지면? 기계가 증명을 만들고 무엇을 증명할지 고를 뿐 아니라, 그 증명들을 소화해 단순함의 요소를 찾고, 일관된 이론을 위해 어떤 새 천을 짜야 하는지까지 알아낸다면?

샌더슨의 사고실험이 인상적이다. 1500년대까지의 수학만 주고, 3차 방정식을 풀게 했더니 그걸 표현할 올바른 표기법까지 만들고, 복소수 이론과 그 하류의 모든 것을 내놓는 기계. 그는 지금의 거대언어모델이 사람의 지식과 학습 데이터에 기대는 만큼 이런 수준의 진짜 새로운 사고는 그럴듯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고 인정한다. 그래도 가정으로 밀고 간다.

이 세계에서도 응용에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론을 기계가 다 짓더라도, 그 이론을 충분히 이해해서 주변 분야에 어떻게 꽂히는지 알아볼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게 암 치료와 관련이 있나? 핵융합을 현실로 만드는 데? 고온 초전도체에? 바퀴가 실제로 땅에 닿는 곳은 거기다." 훈련은 역시 체육관이다.

그리고 기쁨에서, 샌더슨은 자기 말을 정정한다. "지금까지 두 가지를 섞어서 말하고 있었다."

같은 '수학의 기쁨'이라도 — 함께 이해하는 기쁨과, 처음 발을 딛는 기쁨은 다르다크게 보기

이해의 기쁨개척의 기쁨
누가 누리나어느 수준에서든 수학을 하는 모든 사람연구 최전선의 연구자
무엇인가영리한 풀이가 머릿속에서 딸깍 맞아떨어지는 순간, 새 주제를 이해하며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는 경험인류의 이해를 처음으로 한 걸음 앞으로 미는 느낌
기계가 이론까지 지으면거의 영향 없음 — 직접 해야만 얻는 것이고, 공동체가 증폭한다줄어든다 — "솔직해지자, 그건 상실이다"
돈은 어디로배우는 기쁨에 사람들이 돈을 내는 한 교육으로 흐른다—

이해의 기쁨에 대해 그는 "이 채널에서 당신과 내가 하는 일이 전부 이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기쁨은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이라고 강조한다. 혼자서도 생기지만, 열정적인 사람들 사이에 있거나 열정적인 누군가를 볼 때 훨씬 쉽게 생긴다. "사회적 요소는 언제나 증폭기다."

개척의 기쁨에 대해서는 이 영상에서 가장 솔직한 문장이 나온다.

솔직해지자. 무언가는 잃는다. 아주 오랫동안 사람의 이해를 넓히는 일과 그 하류의 응용은 단단히 묶여 있었는데, 지금 말하는 가정들에서는 그 둘이 점점 풀려난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자체를 위해 인류의 이해를 넓힌다는 느낌이 힘을 조금 잃을 것이다. 해답지가 뒤에 붙은 교과서는 읽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보지 않더라도, 그건 개척 정신 자체를 무너뜨린다.

그러면서도 그는 관찰 하나를 덧붙인다. 그가 이야기해 본 수학자 상당수는 최전선에 서거나 무언가를 처음 발견하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기쁨의 대부분을 공동체에서 찾았다. 그러니 앞으로 수학계 안에서 "사람의 수학적 이해를 그 자체로 넓히는 것은 가치 있는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흐름들이 점점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본다.

7-3. 4단계 — "네가 하는 건 뭐든 내가 더 잘해"

마지막 단계는 기계가 증명·추측·이론에 더해 그 이론이 과학과 공학의 어디에 꽂히는지 알아보고 실제로 꽂는 일까지 사람보다 잘하는 세계다. 샌더슨은 이것을 뮤지컬 노래 제목을 빌려 "Anything you can do, I can do better" 미래라고 부른다.

여기서 처음으로 가치 사슬이 실제로 끊긴다. 응용으로 흐르는 모든 이익이 이론상 기계 안에서 일어나는 편이 낫다. 공공·민간 연구비가 응용을 위한 것이었다면, 가장 효과적인 쓰임은 "수학을 하는 거대한 계산 덩어리(a big blob of compute)"에 돈을 붓는 것이 된다.

그러나 샌더슨은 정책 결정자가 공공 자금의 스위치를 사람에게서 계산 덩어리로 휙 돌리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대신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이렇다.

  • AI로 큰 부를 얻은 개인이 '수학 하는 계산 자원'에 돈을 붓는 민간 재단을 세운다. "그럴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 공공 자금은 응용 대신 다른 외부효과를 근거로 삼게 된다. 문제 해결사를 길러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제도 — 그것만으로도 공공 지원의 투자 수익은 플러스다.
  • "사람의 번영을 위해 사람이 하는 수학"을 표방하는 공식 기관이 생길 수 있다. 그건 수학을 예술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수학은 언제나 예술이었다." 예술이 공공과 민간 후원으로 지원받는 것과 같은 이유로 지원받게 된다.

그리고 그는 다시 처음의 관찰로 돌아간다. 수학으로 들어오는 돈의 대부분은 애초에 연구비가 아니라 교육에서 온다. 교육의 가치는 가치 스택의 아래 두 칸 — 문제 해결 근육을 기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특정한 기쁨을 심는 것 — 에서 나온다.

이 모든 이야기에는 큰 단서가 붙는다. 재앙이 없는 갈래, 일이 잘 풀리는 미래라는 전제다. 그래서 그는 다시 한번 말한다. 지금 AI 안전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존중한다고.

7-4. 교육은 왜 살아남는가 — "병목은 명료함이 아니라 동기다"

좋은 갈래의 미래를 가정하면, 샌더슨은 지금의 대학 같은 구조가 여전히 남을 것이라고 본다. 이론상 AI가 설명을 더 잘해도 그렇다.

교육의 속도를 제한하는 것은 설명의 명료함이 아니라 동기다. 사람들이 정말로 이걸 배우고 싶어 하는가?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는가? 때로는 배우는 기쁨 그 자체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고, 사람을 배우게 만드는 큰 힘은 누군가 그것에 깊이 빠져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 특히 그 사람이 내가 존경하거나 아끼는 사람이라면. 가르치는 일은 AI의 일자리 대체라는 관점에서 가장 안전한 자리 중 하나처럼 느껴진다. 너무나 관계적이고,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에 크게 기대기 때문이다. 화면 너머의 명료함이 아무리 쌓여도 그걸 대신하지 못한다.

교육학 연구에 익숙한 독자라면 1984년 벤저민 블룸의 '2 시그마 문제'가 떠오를 것이다. 1:1 개인 교습을 받은 학생이 일반 교실 수업 학생보다 표준편차 2만큼(평균적인 학생이 상위 2% 수준으로) 잘한다는 결과다. 이 숫자는 이후 재현 연구에서 상당히 줄었지만, 'AI 튜터가 이 격차를 메운다'는 기대가 2023년 이후 에듀테크의 단골 문구가 됐다. 샌더슨의 주장은 그 기대에 대한 조용한 반론이다. 개인 교습이 효과적인 이유가 설명의 맞춤성만이 아니라 눈앞의 사람이 나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도 있다면, 화면은 앞의 절반만 대신한다.

7-5. 기쁨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됐다 — 마틴 가드너와 브래디 해런

마지막으로 샌더슨은 모든 수학 작업이 기계화되고 사람의 문제 해결 능력마저 쓸모없어지는 극단적 미래를 상상해도, 수학을 하는 기쁨이 기둥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근거로 그는 자기 채널을 든다.

생각해 보라. 수백만 명이 여기서 하는 일은 사실상 수학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는 것이다. 풀이가 아주 만족스러운 우아한 문제를 찾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심으려 애쓰는 것. 수백만 명이 거기에 돈을 낼 의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 그러면 정말 좋겠지만 — 수천 명은 낸다. 그리고 그게 모든 차이를 만든다.

그리고 두 가지 예를 더 든다. 하나는 브래디 해런이다. 영상 저널리스트인 그는 여러 과학 채널을 운영하는데, 2026년 10월 구독자 수로 보면 수학 채널 넘버파일(Numberphile, 479만)이 컴퓨터 채널 컴퓨터파일(264만), 화학 채널 피리어딕 비디오(164만), 물리 채널 식스티 심벌스(89만)를 크게 앞선다. 3Blue1Brown 자신은 872만 명이다.

또 하나는 마틴 가드너다. "현대 수학 대중화의 대부"라 불리는 그의 칼럼 「수학 게임(Mathematical Games)」은 1957년 1월부터 1980년 12월까지 288달 연속으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실렸다. 샌더슨은 이 칼럼이 처음엔 잡지 뒤쪽에 있다가, 그것 때문에 구독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앞쪽으로 옮겨졌다고 말한다. 기록을 확인해 보면 조금 다르다. 칼럼이 맨 뒤에서 맨 앞으로 옮겨진 것은 연재 20년째인 1977년 9월이고, 잡지가 밝힌 이유는 "칼럼의 명성과 인기를 인정해서"였다. '구독자가 그 칼럼 때문에 샀다'는 것은 구독 통계가 아니라 증언으로만 남아 있다 — 다만 그 증언이 아주 많다. 가드너 전기 작가 콤 멀카이는 2024년 이렇게 썼다.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이 내게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을 산 이유는 단 하나, 그의 칼럼을 읽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호프스태터는 그 칼럼을 잡지의 "심장이자 영혼"이라고 불렀다.

칼럼 하나가 잡지 뒤에서 앞으로 행진한다 — 대중의 수학 식욕은 생각보다 크다크게 보기

결론은 이렇다. "사람들이 수학이 진짜로 무엇인지 맛보고 나면, 사회 전체에서 엄청난 식욕이 생긴다. 그러니 수학 공동체는 바깥을 향해 그 허기를 채우는 쪽으로 기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8장. 반론 — 810개의 댓글이 짚은 것

영상은 진지하고 따뜻하다는 평이 압도적이었지만, 해커뉴스의 810개 댓글은 결코 한목소리가 아니었다.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공감(9,300개)을 받은 댓글도 반론이었다. 주요 갈래를 공정하게 정리해 보자.

8-1. "밝은 미래"와 "나를 끌어들였던 것"은 다른 문제다

가장 간결한 비판은 해커뉴스 사용자 raz32dust의 것이다.

두 가지가 섞여 있다. 수학이 계속 신나는 기회를 줄 것인가, 그리고 지금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보람 있는 일로 남을 것인가. 그랜트는 앞의 것에 대해 옳다. 하지만 그것이 뒤의 것에 답하지는 않는다. 한 분야는 사람들을 끌어들였던 바로 그것을 잃으면서도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

유튜브 최고 공감 댓글은 이것을 가죽 장인의 비유로 말했다. "우리가 당신보다 50배 좋은 가방을 10분의 1 가격에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걱정 마라, 공장을 감독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다… 나는 관리자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 나는 교정자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 해커뉴스의 FrostKiwi는 이 댓글을 인용하며 샌더슨이 이 부분을 "충분히 씹지 않았다"고 했다. OpenAI의 원고 공개가 수학자들의 "돛에서 바람을 뺀다"는 표현(17:10)은 너무 가볍고, 30분 무렵 개척의 기쁨을 다룰 때에야 제대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는 타오가 같은 주에 말한 "영웅의 시대는 끝났다"를 대조로 들었다.

이 반론의 무게. 정당하다. 다만 샌더슨이 이 상실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그는 7장에서 본 대로 '이해의 기쁨'과 '개척의 기쁨'을 나누고 뒤의 것에 대해 "솔직해지자, 그건 상실이다"라고 말했다. 차이는 강조점이다. 그는 이 상실을 진로를 포기할 이유로 보지 않았고, 비판자들은 그것이 애도할 이유라고 봤다. 둘 다 맞을 수 있다. 코어닷투데이가 「수학자들은 왜 우는가」에서 다룬 감정은 이 영상이 덜 다룬 그 절반이다.

8-2. "해결되면 기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논쟁

가장 큰 불은 사용자 howunfortunate의 댓글에서 붙었다. "당신의 주된 목적이 문제를 푸는 것이라면, 기뻐 날뛰어야 한다! 퍼즐을 갖고 놀려고 지대를 챙기는 게 목적이었다면 화가 나겠지만… 어쩌면 애초에 옳은 이유로 그 일을 한 게 아니었는지도." 이 댓글에 171개의 답글이 달렸다. 반박은 대체로 이랬다.

  • "에베레스트 정상이 목표라면, 정상까지 기차가 놓였다고 기뻐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wsve)
  • "체스에서 말들을 바로 최종 위치로 옮겨 놓고 이겼다고 하는 것과 같다." (jacquesm)
  • "다른 수학자가 풀었다면 방향을 틀면 된다. LLM이 풀었다면, 당신이 앞으로 다른 미해결 문제를 풀 가능성은 아주 낮아진다." (bjornsing)
  • "해법이 하나 존재하는 순간, 더 나은 해법을 찾는 연구에 대한 지원의 문은 거의 닫힌다." (ves)

이 논쟁은 샌더슨이 2장에서 나눈 가치 스택을 그대로 보여 준다. howunfortunate는 응용 가치만 셈하고 있었고, 반박하는 사람들은 개척의 기쁨과 자금 구조를 말하고 있었다.

8-3. "체육관 비유는 일에는 맞지 않는다"

cadamsdotcom은 체육관 비유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체육관 훈련은 일이 아니다. 직장에서의 목표는 배우는 게 아니라 가치를 내는 것이다… 지금의 무게를 옮겨야 한다면, 지게차가 단번에 해치운다." 개인이 근육을 키우는 가치는 남겠지만, 누가 그 훈련에 월급을 줄 것인가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이 반론의 무게. 샌더슨의 답은 사실 2-4절에 이미 있다. 훈련의 가치는 연구비가 아니라 교육을 통해 돈과 연결되고, 사람들은 체육관에 돈을 내듯 배움에 돈을 낸다는 것. 하지만 그 논리가 성립하려면 "사람의 문제 해결 능력이 여전히 쓸모 있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샌더슨도 이 조건을 "나중으로 미루자"며 괄호에 넣었다. 비판자들이 찌른 곳이 바로 그 괄호다.

8-4. "그는 이미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다"

prohobo는 화자의 위치를 문제 삼았다. "그랜트는 이 AI 혁명에서 어떤 인간 피라미드가 세워지든 그 꼭대기 근처에 있을 완벽한 자리에 있다. 그의 수입은 청중에게서 나온다." 그리고 더 근본적인 반론을 덧붙였다. "AI가 진짜 일꾼이 된다면, 정치·경제 체제가 사람에게 문제 해결을 가르칠 유인이 어디 있겠나? 교육은 아마 예산이 깎이고 소비재가 될 것이다. 결과는 낙관이 아니라 유인을 따른다." 비슷하게 X의 Mathelirium은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다'는 경력 사다리 밖에서는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 학위 논문 주제를 모델이 방금 풀어 버린 박사과정생에게는 힘든 순간이다. 그건 낙관만이 아니라 공감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썼다. 몇몇은 "AI가 3Blue1Brown 영상을 만들기 시작하면 그때도 같은 말을 할까?"라고 물었고, 다른 사용자가 짧게 답했다. "이미 만들고 있다. 우리는 그걸 AI 슬롭이라고 부른다."

이 반론의 무게. 화자의 위치에 대한 지적은 공정하다. 샌더슨 스스로 객원 글에서 "냉소적인 사람은 이걸 자기 격상으로 읽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영상의 논증 자체(가치·자금 구조)는 화자가 누구든 검토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이 소비재가 된다"는 예측은 사실 샌더슨의 4단계 결론("수학은 예술처럼 지원받게 된다")과 그리 멀지 않다. 둘의 차이는 그것을 몰락으로 보느냐 형태 변화로 보느냐다.

8-5. 프로그래머들의 거울

댓글의 상당수는 수학자가 아니라 프로그래머였다. nathanfig는 1년 전 「지금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배우기 가장 좋은 때일지 모른다」는 글을 썼던 사람인데, 이제 "내 직업의 '코드 쓰기' 쪽은 대체로 전멸했다고 본다"면서도 샌더슨의 결론 중 사회적 측면에는 동의했다. psadauskas는 "AI가 내 일의 지루한 부분을 거의 다 가져갔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도 거의 다 가져갔다"고 썼다. pton_xd는 "3Blue1Brown이 프로그래밍 영상을 만들어 'CS에 들어가기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다'고 했다면 나는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 사용자는 1995년 수학과 대학원 오리엔테이션에서 학과장이 한 마지막 말이 정확히 "수학에 들어가기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었다"였다고 회상했다.

이 거울이 보여 주는 것. 수학이 첫 번째 분야도, 마지막 분야도 아니라는 것. 그리고 샌더슨의 틀이 수학에서 특히 잘 작동하는 이유도 보인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돈은 대부분 결과물(코드가 하는 일)에 지불된다. 수학의 돈은 대부분 교육에 지불된다. 결과물이 기계로 넘어갈 때 앞의 산업은 직격탄을 맞고, 뒤의 학문은 상대적으로 덜 맞는다. 샌더슨의 낙관은 수학 특유의 자금 구조에 기대고 있고, 그래서 다른 분야에 그대로 옮기면 안 된다.

8-6. 정리 — 영상이 맞은 것과 덜 다룬 것

쟁점영상이 설득력 있는 곳영상이 덜 다룬 곳
가치응용은 이론에서 나온다 — 역사적 근거가 탄탄하다(3장)기계가 이론까지 지으면 그 근거도 약해진다는 걸 본인도 인정
돈수학의 가장 큰 재원은 교육이다 — 다른 분야와 다른 구조교육 예산 자체가 정치적으로 깎일 가능성, 학위의 시장 가치 하락
기쁨이해의 기쁨과 개척의 기쁨을 나눈 것개척의 기쁨을 위해 평생을 설계한 사람의 상실을 다루는 무게
권력—이 힘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는 문제. "수학은 거의 언제나 전 세계 거의 모두에게 열려 있었다"(lukehandcool)
속도'위치보다 속도' — 진로 계획의 올바른 기준속도가 계속된다면 4년 뒤의 '안전한 칸'도 다시 따져야 한다

9장. 2026년, 이 영상이 놓인 자리 — 숫자와 제도, 그리고 한국

샌더슨의 처방이 허공의 낙관인지, 이미 움직이는 흐름의 일부인지 보려면 2026년 가을의 숫자와 제도 변화를 함께 놓아야 한다.

9-1. 제도는 이미 '발표'와 '해설'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영상이 나오기 2주 전과 일주일 전에, 미국 수학계의 두 중심에서 거의 같은 말이 나왔다.

9월 17~18일 하버드 CMSA 'AI 시대의 수학 박사 교육' 회의 — 구술 평가 확대, AI 사용 공개, 학위 논문보다 디펜스(구두 방어)에 무게를 두자는 권고.
10월 2일 미국수학회(AMS) 교육위원회 보고서 「수학 박사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 "2026년 중반, 연구에 AI를 쓰는 일이 수리과학 공동체 전체를 바꿔 놓았다." 핵심 질문은 "수학 박사의 목적은 무엇인가?" 박사학위의 주된 산출물이 (i) 사람인가 (ii) 지식에 대한 기여인가. 즉시 할 일로 실시간·글·말 소통 능력 훈련, 구술 자격시험으로의 전환, 학위 논문의 AI 사용 공개, Lean 같은 증명 보조기 코드를 자연어로 정확히 읽어 내는 '언어 시험'을 제안했다.
10월 9일 타오의 칼텍 공개 강연 「수학 2.0」 — 날것의 문제 풀이를 중심에서 내리고, 알려진 증명이 불투명한 결과에 대한 동기 있는 설명을 '열린 해설 문제(open exposition problems)'로 걸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하나 더: "저자가 그 결과에 대해 명료한 전문가 수준의 발표를 해낼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이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출판되지 말아야 한다."
10월 15일 사이먼스 재단·OpenAI·앤트로픽, 1,500만 달러 프로그램 — 수학자들이 AI 시대를 헤쳐 나가도록 돕는 기금. 영상이 말한 '민간 재단'과 '산업'의 돈이 새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샌더슨의 9월 객원 글 → 타오의 '열린 해설 문제' → AMS의 '구술 자격시험' → 영상의 "발표를 많이 하라"는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 그의 낙관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고, 동시에 그가 영상에서 말한 "공동체 전체가 변해야 한다는 걸 알고 길잡이를 찾고 있다"는 진단이 사실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9-2. 숫자로 본 2026년 미국 수학계

지표값읽는 법
수학·통계 박사 중 산업계로 가는 비율19.6%(1994) → 49.5%(2024)이미 절반이 학계 밖으로 간다 — 영상의 '흘러넘치는 문제 해결사'가 숫자로
미국 주요 대학(AAU) 2026년 가을 박사과정 입학−15%(유학생 지원 −21%)주원인은 AI보다 연방 연구비 삭감. 수학만의 숫자는 아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2026 회계연도 예산87.5억 달러(−3.4%)행정부는 수학 분과(DMS, 약 2.5억 달러 규모)를 4분의 1 수준으로 깎자고 요청했다. 의회는 NSF 전체 삭감을 3.4%로 막았지만 수학 분과의 최종 액수는 확인하지 못했다
4년제 대학 수학과 수강 인원(CBMS 2015)약 274만 명영상의 "수학과는 전공생보다 훨씬 많은 학생을 가르친다"의 규모
AI 때문에 전공을 다시 생각해 본 미국 학부생(루미나–갤럽)42%(실제 변경 16%)불안은 수학만의 것이 아니다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다. "교육이 수학으로 들어오는 돈의 가장 큰 몫"이라는 샌더슨의 주장을 직접 보여 주는 통계(학과 예산 중 교육 비중)는 찾지 못했다. 간접 지표는 그 방향을 가리킨다. 미국 학계 수학자 중 연방 연구비를 받는 비율은 2006년 기준 약 35%로 과학 전체 평균(47%)보다 낮고, 그나마 연구비는 주로 여름 급여와 대학원생에게 쓰인다. 교수 월급의 대부분은 가르치는 일에 대해 지급된다. 그러니 그의 주장은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타당한 특징 묘사'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9-3. 숙제 채점이 무너진 자리 — 구술 시험의 귀환과 그 한계

샌더슨은 "문제 세트를 내고 채점하는 것만으로는 지금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2026년의 교실은 이미 그 말대로 움직였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는 고교 졸업 평가에서 집에서 하는 과제를 금지하는 개편에 들어갔고, 여러 대학이 구술 시험을 되살렸다. 그러나 구술 시험에도 문제가 있다. 노르웨이 연구에서는 같은 과목 구술 시험에서 어떤 학생은 질문을 10개도 안 받고 어떤 학생은 50개 가까이 받았다. 시험 불안, 모국어가 아닌 학생의 불리함도 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구술을 필기와 함께 쓰라고 권한다. 샌더슨의 "발표를 많이 하라"도 같은 맥락이다. 시험장에서 한 번 하는 구술이 아니라, 연습의 규칙적인 일부로서의 발표.

9-4. 한국 — 수학을 '선택하지 않는' 입시와 이공계로 돌아오는 학생들

한국에서 이 영상이 놓이는 자리는 미국과 조금 다르다. 수학 박사과정생의 불안 이전에, 수학을 깊이 배울 이유 자체가 입시에서 약해지고 있었다.

확률과 통계
56.1%
미적분
41.0%
기하
2.9%

2026학년도 수능 수학 선택과목 응시 비율이다. 기하를 고른 학생은 3%가 안 된다. 종로학원이 분석한 174개 대학 중 166곳(95.4%)이 2027학년도 정시에서 이공계 학과에도 미적분·기하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수학 선택과목 자체가 사라진다. "왜 어려운 수학을 배워야 하나"라는 질문에 입시가 먼저 "안 배워도 된다"고 답하고 있는 셈이다. 샌더슨의 체육관 비유가 한국에서 특히 필요한 이유다. 근육은 시험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직접 들어야 생긴다.

반대 방향의 신호도 있다. 의대 쏠림이 완화되는 조짐이다. 영재학교·과학고 졸업생의 의·치대 진학은 55명(2024)에서 29명(2026)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4대 과학기술원의 2027학년도 수시 지원자는 33,349명으로 36.5%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6년 7월 IMO에서는 한국의 이현준 학생이 42점 만점으로 개인 전체 1위를 했다.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수학계의 공식 목소리는 아직 조용하다. 대한수학회나 국가수리과학연구소(2005년 설립, 2012년 기초과학연구원 산하, 상임 연구원 30여 명)의 AI 관련 공식 입장은 찾지 못했다. 개별 수학자의 말은 있다. 백형렬 KAIST AI수학대학원장은 OpenAI의 722편 공개 직후 이렇게 말했다. "증명이 맞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지식이 되는 과정도 그만큼 중요하다… 수학자 공동체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지식이 되지 못한다면, 그 자체로 수학의 진보라고 하기는 어렵다." 샌더슨의 '증명은 원자료, 이론은 사람의 이해'와 정확히 같은 말이다.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는 9월 「AI와 수학의 심각한 불일치」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학의 수학과도 미국처럼 공대·자연대 학생의 미적분과 선형대수를 가르치며 학과를 유지한다. 그렇다면 샌더슨의 질문은 한국 수학과에도 그대로 돌아온다. 비전공 수강생에게 우리는 무엇을 주고 있는가 — 시험을 통과할 공식인가, 평생 가는 근육과 '딸깍'의 기쁨인가. AI가 공식을 대신 적어 주는 시대에 앞의 것은 팔리지 않는다.

10장. 그래서 내일 무엇을 하나 — 샌더슨의 처방과 실무 체크리스트

10-1. "지금이 가장 좋은 때"의 진짜 이유

영상 37분, 샌더슨은 처음의 강한 주장으로 돌아간다. 많은 시청자가 "AI가 수학에 새로운 기회를 연다"는 뜻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는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지금이 수학에 들어가기 가장 좋은 때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공동체 전체가 자기가 변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고, 그래서 아주 많은 사람이 그 변화가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 길잡이와 본보기를 찾으며 뒤로 물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새로 들어오는 당신은 그 분야가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순간 중 하나에 무엇이 될지에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도구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판이 흔들려서 좋은 때라는 것이다. 굳은 제도에서 신입은 규칙을 배우는 사람이지만, 흔들리는 제도에서 신입은 규칙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

10-2. "내가 2026년의 박사과정생이라면, 3Blue1Brown을 하겠다"

그다음 그는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10년 전 어느 수학과에 들어가서 "수학을 시각 중심으로 설명하는 구상이 있는데, 이걸 취미가 아니라 학문적으로 인정받는 박사논문으로 해 주실 수 있나요?"라고 했다면 거의 모든 학과에서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다. 지금의 내가 그걸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런 것에 열린 마음을 가질 때가 있다면, 그건 지금이다.

그리고 곧바로 덧붙인다. 그게 당신이 할 일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당신이 수학을 사랑하는 이유에 기대라. 그는 세 갈래를 예로 든다.

이론 구축형 다음 갈루아, 다음 그로텐디크가 되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앞으로 4년 동안 점점 좋아질 증명 생성 기계가 손에 있다. 그걸로 세상이 본 적 없는 박사논문을, 이전 세계에서는 갈 수 없던 땅을 개척하는 논문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
사람을 위한 수학형 모델이 싫고, 쓰고 싶지 않고, 입맛에 안 맞는다면 — 좋다, 그쪽에 기대라. 수학계 안에 "사람이 사람을 위해 하는 수학"이 무엇인지 정립하려는 흐름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모래에 깃발을 꽂아라. 그 목표를 대표하는 박사논문이 어떤 모습일지 당신이 정할 수 있다.
설명·시각화형 샌더슨 자신의 길. "나는 설명하는 걸 사랑하고, 시각화하는 걸 사랑한다. 그게 내 열정이다. 당신의 것은 무엇인가?"

모든 갈래에 공통인 처방이 하나 더 있다. 발표를 많이 하라. 기계가 연구 스택의 어느 부분집합이든 더 잘하게 되면, 사람이 그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분야를 밀고 나갈 잠재력이 있는지를 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점점 구두 발표 쪽으로 옮겨 간다. "발표를 하라. 많이 하라. 정말, 정말 잘하게 될 때까지. 그리고 그걸 수학 연습의 아주 규칙적인 일부로 만들어라."

노트북은 닫혀 있고, 칠판 앞의 사람과 앞으로 몸을 기울인 청중이 있다크게 보기

10-3. 가장 구체적인 처방 — 긴 산책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 그대로 내일 할 일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제안"이 나온다.

긴 산책을 하라. 친구 한 명을, 가능하면 같은 프로그램의 누군가를 찾아라. 그리고 함께 돌아보라. 나는 수학의 무엇을 좋아하는가? 왜 수학에 들어왔는가? 그리고 그에게 물어라. 너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왜 들어왔는가? 그리고 앞으로 몇 년의 삶이 이 가치 스택의 여러 부분에 정확히 어떻게 기여하면 좋을지 함께 궁리하라.

먼저 혼자 해 볼 준비 운동이 있다. 내 동기가 가치 스택의 어디에 몰려 있는지, 그리고 기계가 어디까지 앞서면 그 동기가 얼마나 남는지 계산해 보자.

그리고 산책에 들고 갈 질문 카드.

노트북은 겨드랑이에, 이야기는 하늘에 — 해 질 녘의 긴 산책크게 보기

10-4. 실무 체크리스트 — 학생·교수·학과·기업·부모를 위해

샌더슨의 영상은 박사과정생 한 명에게 보낸 답장이지만, 그 틀(일·가치·돈을 나누고 칸마다 기계를 넣어 보기)은 누구에게나 쓸 수 있다. 영상과 이 특집의 논의를 역할별로 정리했다.

학생·박사과정생이라면

  • 이번 주에 동료 한 명과 노트북 없이 45분 이상 걷는다. 질문은 세 개면 충분하다.
  • 내 동기를 응용·훈련·이해의 기쁨·개척의 기쁨·나눔 다섯 칸에 나눠 적어 본다. 개척의 기쁨이 가장 크다면 그 사실을 숨기지 말고 지도교수와 이야기한다.
  • 한 달에 최소 두 번, 남 앞에서 칠판(혹은 화이트보드)으로 30분 설명한다. 슬라이드 없이.
  • 모델이 낸 증명을 쓸 때는 그 아이디어의 사람 출처를 직접 찾아 인용한다.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
  • 막힐 때마다 묻는다. "증명이 하나 더 필요한가, 아니면 있는 증명을 내가 이해 못 한 것인가?"
  • 박사논문의 단위를 "정리 몇 개"가 아니라 "이론 하나" 혹은 "설명 하나"로 상상해 본다.

교수·지도교수라면

  • 숙제 채점만으로 훈련을 확인하던 방식을 점검한다. 구술 시험, 칠판 발표, 손글씨 풀이처럼 '직접 했다'가 드러나는 평가를 늘린다.
  • 학생의 불안을 '두려움 때문에 떠나려는 것'과 '더 중요한 일(예: AI 안전)을 찾아 떠나는 것'으로 구분해 듣는다. 샌더슨은 후자를 응원했다.
  • 좋은 설명·좋은 정의·좋은 그림을 업적으로 인정하는 실험을 연구실 단위에서 먼저 해 본다.

학과·학회라면

  • 이론 구축과 해설(exposition)에 대한 상과 학위 트랙을 검토한다. "증명 자체는 수십 년간 과대평가됐을지 모른다."
  • 수학과의 가장 큰 재원이 교육이라는 사실을 숫자로 확인하고, 비전공 수강생에게 주는 가치(훈련과 기쁨)를 다시 설계한다.
  • 대중 강연·공개 강좌를 '봉사'가 아니라 본업의 일부로 셈한다. 공동체가 바깥을 향할 때다.

기업·연구소라면

  • 수학 박사를 '증명 기계'가 아니라 '추상을 고르는 사람'으로 뽑는다. 면접에서 증명보다 설명을 시켜 본다.
  • AI가 낸 결과를 발표할 때 출처와 사람 기여를 명시한다. 2025년 10월의 소동은 이것 하나를 빠뜨려서 생겼다.

부모·고등학생이라면

  • "AI가 다 하는데 수학을 왜 배워?"라는 질문에는 체육관 비유로 답할 수 있다. 근육은 직접 들어야 생긴다.
  • 문제집 진도보다 '딸깍' 하는 순간을 얼마나 자주 겪는지를 본다. 그 기쁨이 평생 가는 동기다.

용어 사전

용어쉬운 뜻
정리(theorem)증명을 거쳐 참으로 확정된 수학 문장
증명(proof)이미 받아들인 사실에서 비약 없이 정리에 도착하는 논증. 샌더슨은 이것을 '원자료'로 다시 보자고 제안한다
추측(conjecture)참일 것 같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은 문장. 좋은 추측을 고르는 데는 '안목'이 든다
이론 구축(theory building)여러 정리·질문을 엮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넓은 이해를 짓는 일. 데카르트의 좌표, 갈루아의 군, 그로텐디크의 대수기하
연구 스택 · 가치 스택 · 자금 스택영상의 틀. 수학자가 하는 일 / 수학이 주는 가치 / 돈이 오는 길을 층층이 나눈 목록
외부효과(externality)거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나 손해. 수학과가 길러 낸 문제 해결사가 다른 산업으로 흘러가는 것이 긍정적 외부효과
대리 지표(proxy)직접 재기 어려운 것(이해)을 대신 재는 지표(증명). 지표가 목표가 되면 망가진다는 것이 굿하트의 법칙
원자료(raw data)가공 전의 재료. 원주율 자릿수처럼 쓸모는 있지만 그 자체가 이해는 아닌 것
차오르는 바다(rising sea)그로텐디크의 비유. 문제를 정면으로 깨지 않고 이론의 수위를 올려 문제가 저절로 풀리게 하는 방식
에르되시 문제헝가리 수학자 에르되시 팔이 남긴 1,000개가 넘는 미해결 문제. erdosproblems.com이 번호를 매겨 관리하고, 2025~2026년 AI 수학의 벤치마크가 됐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유체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방정식. 해가 유한 시간에 폭주(blow-up)하는지가 밀레니엄 문제
형식 검증(formal verification)Lean·Isabelle 같은 증명 보조기가 증명의 모든 단계를 기계적으로 확인하는 것. '맞는가'는 답하지만 '왜 맞는가'는 답하지 않는다
털난 공 정리(hairy ball theorem)구 표면 위의 연속 벡터장은 어딘가에서 반드시 0이 된다. 공의 털을 가마 없이 빗을 수 없다
군(group)대칭을 다루는 대수 구조. 갈루아가 씨를 뿌렸고, 입자물리의 쿼크 모형까지 이어졌다
정규수(normal number)모든 숫자(와 숫자 조합)가 장기적으로 똑같은 비율로 나오는 수. π가 정규수인지는 아직 모른다
SoMESummer of Math Exposition. 3Blue1Brown이 2021년 시작한 수학 해설 공모전
2 시그마 문제블룸(1984)의 연구. 1:1 개인 교습을 받은 학생이 교실 수업 학생보다 표준편차 2만큼 잘한다는 결과와, 그걸 대규모로 재현하는 어려움

마치며 — 답장의 마지막 문장

40분 동안 샌더슨은 박사과정생이 원한 것 — "내일 뭘 하라" — 을 정말로 줬다. 산책을 하라. 발표를 많이 하라. 네가 수학을 사랑하는 이유에 기대라. 그런데 영상을 다 보고 나면 그 처방보다 오래 남는 것은 그가 쓴 방법이다. 일을 쪼개고, 가치를 쪼개고, 돈의 흐름을 쪼갠 다음, 칸마다 기계를 넣어 보는 것. 그렇게 하면 막연한 공포("수학은 끝났다")가 구체적인 질문 몇 개로 바뀐다. 응용은 어디서 오는가? 훈련은 누가 돈을 내는가? 내가 잃는 기쁨은 이해의 기쁨인가, 개척의 기쁨인가?

그 질문들 앞에서 그의 답은 이랬다. 기계가 증명을 더 잘하게 돼도 가치와 돈은 거의 그대로이고, 바뀌는 것은 무엇을 업적으로 쳐 주느냐는 문화다. 증명은 원주율 자릿수처럼 귀한 원자료가 되고, 이론을 짓고 설명하고 사람 앞에서 말하는 일이 무거워진다. 기계가 이론까지 지으면 개척의 기쁨은 줄어든다 — 그건 솔직히 상실이다. 그래도 이해의 기쁨은 남고, 그 기쁨에 사람들이 돈을 내는 한 수학은 남는다. 마틴 가드너의 칼럼이 잡지 앞으로 옮겨지고, 넘버파일이 브래디 해런의 가장 큰 채널이 되고, 수백만 명이 3Blue1Brown에서 아름다운 풀이를 보러 오는 것처럼.

비판자들의 말도 맞다. 밝은 미래가 지금 이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교육 예산은 정치의 손에 있고, 이 힘은 소수 기업에 모여 있다. 샌더슨의 낙관은 '좋은 갈래의 미래'라는 전제 위에 서 있고, 그 전제를 지키는 일은 따로 해야 한다 — 그가 AI 안전으로 떠나는 사람들을 응원한 이유다.

그래도 그가 왜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고 했는지는 다시 새길 만하다. 도구가 좋아서가 아니다. 판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공동체 전체가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는 걸 알고, 어떻게 바꿀지 본보기를 찾고 있다. 10년 전이라면 웃음거리였을 '시각적 설명으로 받는 박사학위'를 지금은 진지하게 제안할 수 있다. 9월의 객원 글, 10월의 AMS 보고서, 타오의 '열린 해설 문제'가 한 달 사이에 연달아 나온 것이 그 증거다.

영상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나는 여전히 수학을 사랑한다. 앞으로도 언제나 사랑할 것이다. 그걸 시각화하는 방법을 찾아 이 채널에서 당신과 나누는 일을 언제나 사랑할 것이다. 당신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당신 자신의 열정에 기댈 방법을 찾는 것이다. 공동체가 지금보다 열린 마음이었던 적은 없었고, 그들은 당신이 하는 말을 듣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일은 노트북을 덮고, 친구 한 명과 길게 걸어 보자. 수학이 아니어도 좋다. 당신의 분야에서, 당신이 그 일을 왜 시작했는지부터.

참고 자료

원문과 샌더슨의 관련 글·출연

영상에 나온 사람과 결과

역사와 배경

  • William P. Thurston, "On proof and progress in mathematics", Bull. AMS 30(2), 161–177 (1994). https://arxiv.org/abs/math/940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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