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익숙함 — AI 아티스트가 그린 태화강 국가정원
인공지능이 운전을 하고, 바둑을 두고, 이제는 그림을 그려 전시까지 엽니다. 코어닷투데이는 2021년 11월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의 갤러리 아리오소에서 인공지능 아트 전시 '낯선 익숙함'을 열었습니다.
갤러리 벽에는 두텁게 칠한 물감의 질감이 느껴지는 그림들이 걸렸습니다. 반 고흐가 먼저 떠오르는 화풍인데, 그림 속 풍경은 어딘가 낯이 익습니다. 울산 시민들에게 익숙한 태화강 국가정원입니다. 고흐는 물론 클림트, 몬드리안 등 서양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화가들의 화법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같은 태화강을 저마다 다른 화풍으로 다시 그려 냈습니다.

- 전시명 — 낯선 익숙함 (Artificial Intelligence Art)
- 기간 — 2021년 11월 12일(금) ~ 11월 23일(화), 11:00~18:00
- 장소 — 성남동 갤러리 아리오소 (울산 중구 새즈믄해거리 19, 3층)
- 기획 — 138M 스튜디오 (코어닷투데이의 아트 브랜드)
- 작품 — 총 22점, 공통 주제는 태화강 국가정원
- 전시 디자인 정보조사·컨설팅 — 갤러리 P1
기획 의도 — 인공지능을 더 친숙하게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계속 커지고 실생활에 적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어렵게 느껴지거나 인공지능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여전히 많습니다. 이 전시는 울산 시민들이 인공지능을 보다 친숙하게 느끼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각화 사례로 기획됐습니다.
작품의 주 배경은 울산 시민의 삶의 터전이자 전시장과도 가까운 태화강 국가정원입니다. '나'에게 익숙한 장소가 세계적 화가들의 화법을 학습한 인공지능 화가의 손을 거쳐 낯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경험, 전시 제목 '낯선 익숙함'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김경훈 코어닷투데이 대표는 경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어닷투데이는 울산의 대표적인 인공지능 스타트업으로서, 인공지능이 실험적인 미술도구로써 어떤 현대적인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알리고자 한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 예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즐거운 콜라보 프로젝트가 더 많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전시작품들은 인공지능의 창의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울산의 익숙한 환경을 주제로 하는 작품으로 더 친근하고 가까운 인공지능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138M 스튜디오 — 1억 3,800만 번의 붓터치
코어닷투데이 엔지니어들은 이번 작품에 VGG16이라는 합성곱 신경망을 사용했습니다. 이 신경망은 약 1억 3,800만 개(138M)의 매개변수로 연산을 수행합니다. 수많은 연산 끝에 탄생한 작품이라는 뜻을 담아, 전시를 기획한 아트 브랜드의 이름도 '138M 스튜디오'로 지었습니다.

CI는 모던함과 고급스러움을 보여 주는 검정색을 쓰고, 부산체로 부울경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직각 형태로 단순함을 강조한 첫 안에서 출발해, 펜로즈 삼각형으로 '무한한 확장'과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창조한다'는 뜻을 더한 뒤, 같은 의미를 다시 사각형 심볼로 정리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어떻게 그림을 그렸나 — 스타일 트랜스퍼
작품은 스타일 트랜스퍼(style transfer) 기법으로 만들었습니다. 형태를 담은 원본 사진(콘텐츠 이미지)과 화풍을 담은 명화(스타일 이미지)를 함께 넣으면, 인공지능이 원본의 형태는 유지하면서 명화의 붓질과 색감을 입힌 결과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위 그림은 한 점의 인물화에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화풍을 입히는 과정입니다.
- 딥러닝 학습 초기 단계 — 원본과 거의 비슷하지만, 〈별이 빛나는 밤〉 특유의 역동적인 곡선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 학습을 무수히 반복한 뒤 — 원본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별이 빛나는 밤〉의 화풍과 색상이 크게 반영된 결과가 나타납니다.
어떤 화가의 무엇을 배우게 할 것인가
스타일 이미지는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특징이 뚜렷한 화가들로 골랐습니다.

| 화가 | AI가 학습할 수 있는 특징 |
|---|---|
| 빈센트 반 고흐 | 역동적이고 동적인 곡선 |
| 구스타프 클림트 | 추상적인 금박 문양 |
| 폴 세잔 | 강렬한 색감과 생생한 붓터치 |
| 피에트 몬드리안 | 굵은 수평선과 수직선 |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 순색을 활용한 신속하고 자유로운 붓터치 |
첫 번째 주제 —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전시의 중심은 태화강 국가정원입니다.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가장 익숙하고 유명한 십리대숲을 낯설게 표현한 '태화강국가정원 십리대숲 Series'가 전시의 메인이며, 국가정원에서의 일상적인 모습과 울산 시민에게도 낯설 수 있는 국가정원 안의 모네의 다리도 담았습니다.
태화강국가정원 십리대숲 Series
강 건너 대숲과 하늘이 담긴 십리대숲 풍경이 휘슬러의 〈Nocturne: Blue and Silver – Chelsea〉, 클림트의 〈The Kiss〉, 데이브 회플러의 〈Colors of the Moment〉, 반 고흐의 〈The Starry Night〉를 만나 저마다 다른 빛깔의 그림이 됐습니다. 전시장에서는 60×90cm 포맥스 6점이 한 벽에 나란히 걸렸습니다.


태화강국가정원에서의 일몰 · 모네의 다리 위에서 · 태화강변
국가정원의 일몰과 모네의 다리 위 풍경에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강변 산책로와 아파트가 보이는 태화강변 풍경에는 조르주 쇠라의 〈그라블린의 운하, 프티 포르 필립〉을 입혔습니다.


태화강국가정원 모네의 다리 Series
국가정원 안의 모네의 다리는 몬드리안의 〈Compositie XIV〉, 르누아르의 〈Le Moulin de la Galette〉, 페르낭 레제의 〈Les Musiciens〉, 반 고흐의 〈The Starry Night〉로 각각 다시 그렸습니다.


달토끼 (태화강국가정원)
보름달 앞에서 뛰어오르는 사람의 실루엣이 강물에 비친 사진에는 조엘 필리프의 〈Space story〉를 적용했습니다. 아래 그림 위쪽은 반 고흐의 〈The Starry Night〉를 입힌 십리대숲 연작의 한 점입니다.

두 번째 주제 — 인물
우리는 일상의 기록을 쉽게 사진으로 남기고, 그만큼 쉽게 소비합니다. 디지털 세상에 갇혀 있던 '나'의 사진이 인공지능 화가의 손을 거쳐,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그림처럼 표현되어 다시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 주제에서는 기존 방식을 조금씩 바꿔 봤습니다. 명화 한 장이 아니라 우키요에(浮世絵) 화풍의 여러 그림을 함께 학습시키기도 하고, 스타일 트랜스퍼 대신 붓터치만으로 사진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작품 〈동감〉에는 반 고흐의 〈자화상〉을 적용했습니다.


세 번째 주제 — 여행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해 답답한 시민들이 지친 일상을 환기할 수 있도록, 해외 여행지 사진으로 만든 작품도 걸었습니다. 해외여행은 그 자체로 낯선 경험이기에, 이번에는 반대로 익숙한 명화의 화풍을 입혔습니다. 특히 '여행의 낭만' 연작은 질감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여행지의 느낌을 최대한 전하기 위해 원본 사진의 색상은 보존하도록 제작했습니다.



'여행의 낭만' 연작은 직사각형 소재 안에 정사각형 이미지와 새하얀 여백을 두어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구성했습니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이미지 부분은 여러 층으로 UV 프린팅해 질감이 느껴지도록 했습니다.

출품작
전시장 배치도에 기재된 출품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작품은 각 소재에 UV 프린팅으로 제작했으며, 연작을 포함해 모두 22점입니다.
| 번호 | 작품명 | 소재 | 크기 |
|---|---|---|---|
| 01 | 그대 그리고 나 | 포맥스 | 30×45cm |
| 02 | 태화강국가정원에서의 일몰 | 캔버스 | 60×50cm |
| 03 | 태화강국가정원 모네의 다리 위에서 | 캔버스 | 60×50cm |
| 04 | 미라클 모닝 | 캔버스 | 90×60cm |
| 05 | 동감 | 아크릴 | 15×25cm |
| 06 | 포르투갈 라고스 도나아나 해변 | 포맥스 | 30×20cm |
| 07 | 체코 프라하 | 포맥스 | 45×30cm |
| 08 | 여행의 낭만 | 포맥스 | 20×25cm, 3점 |
| 09 | 잠자개 | 캔버스 | 19×24cm |
| 10 | 태화강국가정원 십리대숲 Series | 포맥스 | 60×90cm, 6점 |
| 11 | 달토끼(태화강국가정원) | 캔버스 | 90×60cm |
| 12 | 태화강국가정원 모네의 다리 Series | 캔버스 | 90×60cm |
화면 속 이미지를 작품으로 — 소재 연구와 검수
인공지능이 만든 이미지를 실제 작품으로 옮기기 위해 여러 소재에 UV 프린팅을 시험했습니다.
| 소재 | 연구 결과 |
|---|---|
| 나무 | UV 인쇄 시 마감이 깔끔하지 않아 대중적인 선호도가 낮을 것으로 판단 |
| 아크릴 | UV 잉크가 경화되면서 얇은 아크릴은 휘어 작품 가치가 떨어지고, 무거워 설치도 쉽지 않음 |
| 포맥스 | 아크릴보다 잘 휘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음. 엽서 같은 느낌을 주는 '여행의 낭만' 같은 작품에 적합 |
| 캔버스 | UV 잉크를 여러 층 쌓으면 다른 소재보다 입체감이 도드라짐 |


출력한 작품은 한 점씩 마감 상태를 확인해, 전시에 적합한 품질의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가려냈습니다.

전시장 구성
전시 장소는 울산 남구·중구 일대의 갤러리와 문화 공간 9곳을 직접 조사해 대관 조건과 공간을 비교한 끝에,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의 갤러리 아리오소로 정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사진작가 김민순(2019 리빈갤러리 '인생기술'展, 2018 화인갤러리 '푸른정원'展)을 섭외했습니다.
공간 도면 위에 가상 배치도를 그려 12개 출품 항목의 위치를 정한 뒤 작품을 설치했습니다.


각 작품 옆에는 제목·재료·크기·연도와 QR 코드를 담은 캡션을 붙였습니다.

관람객이 참여하는 AI 아트 — AI 작가의 1000번째 붓터치
138M 스튜디오는 'AI 작가의 1000번째 붓터치 in ULSAN' 리플릿으로 전시를 세 공간으로 안내했습니다.


- 첫 번째 공간 — 인공지능 아트 과정 설명 : 원본 이미지와 작가의 스타일이 만나 새로운 작품이 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 두 번째 공간 — 인공지능 아트 작품 전시 : 풍경부터 인물, 반려동물까지 다양한 사진이 인공지능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롭게 만들어진 작품을 전시합니다.
- 세 번째 공간 — 디지털 아트 참여 : 관람객이 보낸 사진으로 채워지는 공간입니다. QR 코드로 138M 스튜디오 스토어에 주문하면, 내 사진을 인공지능이 그려 냉장고 자석 포토카드나 액자로 만들어 줍니다.

구매한 작품에는 작품명·연도·재료·크기·구매일을 적은 138M 스튜디오의 작품보증서를 함께 발급했습니다.

도록
전시 작품 전체를 담은 도록을 공개합니다. 도록에는 코어닷투데이와 울산경제진흥원이 함께 표기돼 있습니다.
138M studio — 김경훈, 김대엽, 김도희, 신재춘, 안국문, 유시향, 이동주
이후의 작업
'낯선 익숙함'이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 자체를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뒀다면, 이듬해에는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한 걸음 나아갔습니다. 미디어 아티스트 강시라 작가와 VQGAN+CLIP으로 만든 Synaptic Self는 2022 화랑미술제에 출품된 뒤, 이번 전시의 컨설팅을 맡았던 갤러리 P1에서 전시됐습니다. 2025년 부산문화재단 궁리정담 AI x Art 세미나 발제에서도 이 작업들을 소개했습니다.
관련 보도 · 홍보
- UNIST 뉴스센터 — "인공지능 화가가 그린 태화강국가정원 만나보세요!" (2021.11.18)
- 한겨레 — 인공지능이 태화강 정원을 그린다면? 울산 '갤러리 아리오소'에서 인공지능 예술전 (2021.11.18)
- 서울경제 —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2021.11.18)
- 경상일보 — 세계적 화가들의 화풍으로 그린 '태화강 국가정원', 인공지능과 예술이 만났다 (2021.11.19)
- 테크월드뉴스 — UNIST 창업기업 코어닷투데이, 인공지능 예술 전시회 개최 (2021.11.22)
- 경상일보 기획특집 (상) — [AI(인공지능)가 그린 그림 어디까지 봤니] 태화강국가정원을 고흐가 그린다면? (2023.01.02)
- 울산 센트럴 플랫폼 — 낯선 익숙함 전시 안내
- 138M 스튜디오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