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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2025-08-29

부산문화재단 '궁리정담' AI x Art 세미나 발제

부산문화재단 문화정책 네트워크 세미나 '궁리정담' 제3회에서 김경훈 대표가 'AI, 예술을 만나다: 기술에서 경험으로, 상상에서 현실로'를 발제했습니다. 표현과 일반화, 지식의 양과 사고의 질, 창조와 의미라는 질문을 따라 AI와 예술의 관계를 짚고, Synaptic Self 등 코어닷투데이의 협업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AI x Art: 새로운 창작의 시대

부산문화재단은 2025년 8월 29일 부산 수영구 도모헌 다할 강연장에서 2025 문화정책 네트워크 세미나 '궁리정담(窮理情談)' 제3회를 열었습니다. 궁리정담은 지역 예술인·시민과 함께 국내외 문화예술 이슈를 나누는 정책 교류의 장으로, 이번 회차는 "AI x Art: 새로운 창작의 시대, 지역문화 예술과 인공지능의 공진화"를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도모헌 다할 강연장에서 발제하는 김경훈 코어닷투데이 대표

  • 일시 — 2025년 8월 29일(금) 오후 2시
  • 장소 — 부산 수영구 도모헌 다할 강연장
  • 주최 — 부산문화재단 정책기획센터

1부 주제발제

첫 번째 발제는 이수화 서울대학교 빅데이터혁신융합대학 연구교수가 "AI × ART BUSAN: 격동의 도시, 새로운 파도를 그리다"를 주제로, 부산이 도시 고유의 데이터-DNA를 활용해 동시대 시대정신을 담은 AI 기반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는 김경훈 코어닷투데이 대표가 맡았습니다. 제목은 "AI, 예술을 만나다: 기술에서 경험으로, 상상에서 현실로", 부제는 "데이터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로컬 문화예술 콘텐츠의 진화"입니다. 인공지능이 단순한 제작 보조를 넘어 창작자와 협업하고 관객 경험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기술의 원리와 콘텐츠 현장 사례를 오가며 소개했습니다.

발제 표지 — AI, 예술을 만나다: 기술에서 경험으로, 상상에서 현실로

발제는 "AI가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기능의 목록보다, 그 앞에 놓인 질문들을 차례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AI는 의미를 알까

출발점은 수학자 잔카를로 로타(Gian-Carlo Rota)가 1986년에 던진 질문입니다. "과연 언제, 또는 어찌 인공지능이 '의미의 장벽(barrier of meaning)'을 돌파할 수 있을까?"

AI는 의미를 알까요? — 잔카를로 로타의 '의미의 장벽'(1986)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AI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듭니다. 그러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능력과 그 결과물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 능력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예술을 이야기할 때 이 질문이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표현과 일반화 — 기계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기계학습의 핵심은 표현(representation)과 일반화(generalization)입니다. 데이터를 어떤 형태로 나타내느냐에 따라 모델이 무엇을 같다고 보고 무엇을 다르다고 보는지가 결정되고, 처음 보는 대상에도 통하는 규칙을 얻을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그래서 기계학습은 결국 '좋은 표현'을 찾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현과 일반화 — 루이스 캄니처, Two Identical Objects (1981)

이 개념을 설명하는 데 쓰인 작품이 루이스 캄니처(Luis Camnitzer)의 〈Two Identical Objects〉(1981)입니다. 제목은 '두 개의 동일한 대상'이지만, 구겨진 두 종이를 들여다보면 한쪽에는 지폐의 문양이, 다른 쪽에는 활자가 보입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두 대상은 같기도 하고 전혀 다르기도 합니다. 예술가가 던지는 이 물음은 기계가 데이터를 표현하는 방식에 관한 물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좋은 표현이란 무엇인가

'표현'은 기술만의 용어가 아닙니다. 발제에서는 소설가 이외수의 글쓰기론에서 말하는 "좋은 표현"의 요소를 함께 살폈습니다.

좋은 표현이란? — 이외수의 '좋은 표현'의 핵심 요소

  • 사랑과 진실한 마음 — "잘 쓰려 하지 말고 정직하게 쓰려고 하라. 어떤 대상에든 애정을 가져라." 표현의 진정성과 대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좋은 표현의 기초라는 것입니다.
  • 생어(生語)의 활용 — 오감을 자극하는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단어가 더 강한 표현력을 가집니다.
  • 단어의 체질과 감각적 어휘력 — 같은 뜻이라도 어떤 단어를 고르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감각이 달라집니다.

기계학습이 말하는 좋은 표현과 사람이 말하는 좋은 표현은 서로 다른 언어로 쓰였지만, 둘 다 대상을 어떻게 포착해 다른 이에게 건넬 것인가라는 같은 문제를 다룹니다.

지식의 양 vs 사고의 질

지식의 양 vs 사고의 질 — 인간은 무엇을 극한으로 높여야 하는가

"AI가 지능의 '양'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시대에, 인간은 ' '을 극한으로 높여야 한다." 슬라이드의 빈칸에 들어갈 답은 제목에 있습니다. 사고의 질입니다. 정보를 모으고 조합하는 일을 AI가 빠르게 대신할수록, 무엇을 물을지 정하고 결과의 의미를 판단하는 사람의 몫은 오히려 커집니다.

AI는 창조를 하는 것일까

AI는 창조를 하는 것이 맞을까요? — 독창성과 맥락적 의미

창조(creation)를 새로운 형식, 의미, 경험을 생산하는 행위로 정의한다면, 그 조건은 독창성(originality)과 맥락적 의미(contextual meaning)입니다. 생성형 AI는 새로운 형식을 끝없이 만들어 낼 수 있지만, 그것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작품이 놓이는 자리와 그것을 만나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발제의 첫 질문이었던 '의미의 장벽'이 여기서 다시 돌아옵니다.

GAN에서 VQGAN+CLIP까지 — 그리고 예술가와의 협업

생성형 AI의 역사는 2014년 GAN(생성적 적대 신경망)에서 한 획을 긋습니다. 이미지 분류와 번역을 잘하던 인공지능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이미지를 생성하는 모델과 그것을 판별하는 모델을 서로 경쟁시키는 아이디어로 이어졌습니다.

GAN의 탄생(2014) — 인공지능이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을까?

이후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이해하는 CLIP이 이미지 생성 모델과 결합되면서, 글로 적은 문장을 그림으로 옮기는 VQGAN+CLIP 같은 기법이 등장했습니다. 코어닷투데이는 이 기술로 "인간의 감정을 AI가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작품으로 풀어 봤습니다. 미디어 아티스트 강시라 작가와 협업한 Synaptic Self입니다.

인간의 감정을 AI가 이해할까? VQGAN+CLIP — Synaptic Self, 2022 화랑미술제 C39 부스

Synaptic Self는 작가가 고른 '교감'에 관한 단어를 AI가 이미지로 생성하고, 관람객이 작품 앞에 다가서면 센서가 반응해 조명이 켜지는 설치 작품입니다. 2022년 3월 화랑미술제(C39 부스)에 출품된 뒤 울산 갤러리 P1에서 단독 전시로 이어졌습니다. 앞선 전시 낯선 익숙함이 AI가 그린 그림 자체를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뒀다면, Synaptic Self는 기술이 예술가의 창의성을 발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탐색한 작업이었습니다.

코어닷투데이의 AI × 예술 작업

이번 발제에서 소개한 사례는 코어닷투데이가 2021년부터 이어 온 '기술×예술 컬래버레이션'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AI에서 감정의 단어를 이미지로 옮기는 AI, 말을 거는 AI, 관객과 함께 그리는 AI로 작업의 폭을 넓혀 왔습니다.

시기작업내용
2021.11낯선 익숙함거장들의 화풍을 학습한 AI가 그린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 울산 갤러리 아리오소 전시
2022.03Synaptic Self강시라 작가와의 VQGAN+CLIP 미디어 아트 협업 — 화랑미술제·갤러리 P1 전시
2022.04항성간 외교를 위한 대화형 인공지능 v1.0언해피서킷 작가와의 협업 — 94억 매개변수 대화형 AI(블렌더봇)가 외계 지성체와 대화하는 외교관이 되는 체험형 전시, 갤러리 P1
2022.11AI 아티스트 해울이울산 미래박람회 체험 부스 — 관객이 그린 그림을 AI가 일러스트로 완성해 인화
2022.12김유경 작가 협업CCTV 데이터 속 장면과 작가의 작품을 AI가 어떻게 인식하는지 비교한 시각예술 작업 — 국립부산과학관 아트사이언스 특별전
2023.10UiAF 2023 인간 vs AI 토론·AI 조향사 센트리아울산국제아트페어 — 가상 인간 김컴재·이진주와 박성덕 작가의 토론, AI가 추천하는 아트페어 동선과 향
2024.09콜로퀴움 'AI와 그리고 예술'미래의 예술에서 창작 주체는 누구인가를 묻는 심화 강연
2025.08궁리정담 제3회 발제AI, 예술을 만나다: 기술에서 경험으로, 상상에서 현실로

지역 예술가와의 협업

경상일보는 2023년 1월 기획특집 「AI가 그린 그림 어디까지 봤니」에서 코어닷투데이와 지역 예술가들의 협업을 소개했습니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가 김유경 작가는 코어닷투데이와 함께, 가치관과 인식에 따라 세상을 불완전하게 보는 인간이 학습한 것만 인식하는 AI와 닮았다는 데서 출발한 전시를 열었습니다. 부산 광안리 해변과 달맞이 고개 등 유동 인구와 차량이 많은 곳의 CCTV 데이터 속 정보를 AI가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그 공간의 찰나를 표현한 작가의 작품은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비교한 작업입니다.

김유경 작가는 "AI는 예술가에게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줄 유용한 창구 역할을 한다. AI와 여러 예술 분야에서 융합의 형태가 계속 나오고 있어 큰 자극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코어닷투데이는 지역 작가들을 대상으로 AI 세미나를 여는 등, 예술을 통해 시민들이 AI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융합 전시와 관객 참여형 전시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김경훈 대표는 같은 기사에서 "앞으로는 인간이 AI와 구분되는 뚜렷한 차이나 다른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나 기획을 진행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제에서 던진 '의미의 장벽', '사고의 질', '창조'라는 질문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입니다.

2부 종합토론

종합토론은 허남영 국립부산과학관 전시교육본부장이 좌장을 맡고, 두 발표자와 함께 뉴미디어 아티스트 강시라, 디지털 아티스트 김봉관이 참여해 과학·예술·기술 융합과 지역 문화정책 방향, 현장 창작자와 기술 실무자가 마주한 쟁점을 논의했습니다. Synaptic Self를 함께 만든 강시라 작가가 토론자로 참여하면서, 발제에서 소개한 협업 사례를 작가의 시선에서도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가 예술과 기술을 함께 바라보고, AI 시대 문화 정책의 미래를 다각적으로 그려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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