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같은 주, 같은 AI, 정반대 판결
2026년 2월 둘째 주. 미국 연방법원 두 곳에서, 일주일 차이로 정반대의 판결이 나왔다.
2월 10일, 미시간 동부지방법원 — Warner v. Gilbarco, Inc. (No. 24-cv-12345)
"AI 플랫폼은 도구이지 사람이 아니다(AI platforms are tools, not persons). 그것에 대한 공개는 상대방에 대한 공개가 아니다."
본인 소송인(pro se litigant)인 Sohyon Warner가 고용 차별 사건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한 사실을 두고, 법원은 work product doctrine에 따라 그녀의 AI 대화 기록은 보호된다고 판결했다. AI 사용은 특권을 깨뜨리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였다.
2월 17일, 뉴욕 남부지방법원 — United States v. Heppner
"공개 AI 플랫폼과의 통신은 attorney-client privilege나 work product privilege로 보호받지 않는다."
형사 피고인 Bradley Heppner가 공개 AI에 자기 방어 전략을 입력한 사실에 대해, 법원은 변호사-의뢰인 관계가 부재했고, 비밀 유지의 합리적 기대가 없었으며, 보호되는 법률 자문도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AI 사용이 특권을 깨뜨렸다는 정반대 결론이었다.
두 판결의 차이는 단 7일과 한 가지 사실관계 — 변호사가 개입했는가, 안 했는가.
이게 2026년 변호사 윤리의 새로운 핵심 질문이다. 그리고 한국에는 — 대한변호사협회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아직 없다.
이 글은 그 격차를 메우려는 시도다. Mata v. Avianca(가짜 판례 사건)가 표면적 위험이었다면, 이건 훨씬 깊고 조용한 위험이다. 변호사라면 — 그리고 변호사를 고용하는 모든 기업·개인이라면 — 반드시 알아야 한다.

본 글은 코어닷투데이 Claude for Legal 시리즈의 4편이다. ① Claude for Legal 완전 해부, ② 리걸테크 AI 대전 2026, ③ Cold-Start Interview 완전 해부에 이은 법윤리 심층. 다음 5편은 실전 튜토리얼을 다룬다.
1장. Attorney-Client Privilege란 무엇인가
먼저 특권(privilege) 이라는 개념부터 정리하자. 한국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미법 개념이지만 — AI 시대의 모든 법조 이슈가 여기서 시작된다.
두 가지 보호 — Privilege와 Work Product
영미법에서 변호사는 두 가지 별개의 보호로 클라이언트 정보를 지킨다.
Attorney-Client Privilege (변호사-의뢰인 특권)
변호사가 *법률 자문 제공*을 위해 받은 *모든 비밀 정보*
의뢰인이 *변호사로 알고* 비밀리에 전달한 정보
제3자에 *자발적 공개* 시 즉시 *waiver(포기)* — 영구 손실
법원이 *증거 강제 제출*을 명령할 수 없음
한국법의 *비밀유지의무* + *증언거부권과 유사
Work Product Doctrine (업무 산물 보호)
소송을 예상하고* 변호사 또는 의뢰인이 *준비한 자료*
메모·분석·전략 노트 등 *변호사의 사고 과정
상대방* 또는 *상대방에게 흘러갈 행동*에 대한 공개로만 waiver
단순한 제3자 공개로는 waiver 안 됨 (privilege보다 강함)
한국법에는 명시적 등가물 부재 — 부분적으로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 안에 흡수
왜 이게 중요한가
특권은 법조 시스템의 골격이다. 의뢰인이 모든 사실을 솔직하게 변호사에게 말할 수 있어야 — 변호사가 최선의 자문을 줄 수 있다. 만약 의뢰인이 "이 정보가 나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두려워하면, 그는 진실을 숨기고 — 결국 자기에게 불리한 자문을 받는다.
"특권이 깨지는 순간, 변호사 제도 자체가 무너진다."
— 미국 연방대법원, Upjohn Co. v. United States (1981)
그래서 waiver(포기)는 — 한 번 발생하면 영구적이고 회복 불가다. 전체 사건에 대한 보호가 그 정보 하나의 공개만으로 영구히 사라진다.
이게 왜 AI 사용이 위험한가의 핵심 이유다.
2장. 미국의 두 판결 — Warner vs Heppner 상세

같은 주, 같은 주제, 정반대 결론. 두 판결을 자세히 비교하자.
Warner v. Gilbarco, Inc. (E.D. Mich., 2026.02.10)
사실관계
- 원고: Sohyon Warner (한국계 미국인, 본인 소송)
- 피고: Gilbarco, Inc. (주유소 펌프 제조사) + Vontier Corporation
- 청구: 고용 차별·해고 부당 (Title VII 등)
- 핵심: Warner는 변호사 없이 본인이 직접 소송을 진행하면서 ChatGPT·Claude·Gemini 등 공개 AI 도구를 활용해 소장·반박 서면·증거 분석을 작성
피고의 주장
- "원고가 AI를 사용해 작성한 모든 자료의 공개를 강제하라"
- "공개 AI에 입력한 정보는 제3자(AI 제공사)에 공개된 것이므로 특권·work product가 포기됐다"
법원의 판결 (보호 인정)
핵심 인용:
"AI 플랫폼은 도구이지 사람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공개는 상대방에 대한 공개가 아니다(AI platforms are 'tools, not persons,' and disclosure to them is not disclosure to an adversary)."
핵심 논리:
- Work product의 waiver 기준은 privilege보다 엄격하다. Privilege는 어떤 제3자에게든 자발적 공개로 waiver되지만, work product는 "상대방 또는 상대방에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는 공개"에 한해 waiver된다.
- AI 플랫폼은 "상대방"이 아니다. 변호사가 사용하는 워드프로세서나 검색 엔진에 정보를 입력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 Pro se litigant도 work product 보호를 받는다. 변호사가 아니어도 소송을 예상해서 자료를 준비하면 work product에 해당한다.
의미
- 본인 소송에서 공개 AI 사용은 보호된다는 첫 명확한 판결
- 한 가지 미해결: "플랫폼이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사용한다면?" — Warner는 학습 옵트아웃 설정을 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판단 보류
United States v. Heppner (S.D.N.Y., 2026.02.17)
사실관계
- 피고: Bradley Heppner (사기·금융 범죄 형사 사건)
- 검찰: 미국 연방 검찰
- 핵심: Heppner는 변호사 없이 단독으로 공개 AI 플랫폼에 자기 방어 전략·핵심 증거 분석을 입력했고, 나중에 그 출력을 자기 변호인에게 전달
검찰의 주장
- "Heppner의 AI 대화 기록 전체를 증거로 제출하라"
- "공개 AI 사용은 privilege를 포기시켰다"
법원의 판결 (보호 부정)
핵심 인용:
"공개 AI 플랫폼과의 통신은 attorney-client privilege로 보호받지 않는다. 변호사-의뢰인 관계가 없었고, 비밀 유지의 합리적 기대도 없었으며, 보호되는 법률 자문이 발생하지도 않았다."
핵심 논리:
- AI는 변호사가 아니다. 변호사 자격이 없고, 비밀유지 의무도 없으며, 변호사-의뢰인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 공개 AI의 약관은 제3자 공유를 명시한다. 따라서 비밀 유지의 합리적 기대가 없다.
- 나중에 변호사에게 공유해도 역으로 특권화되지 않는다. 원래 비특권화된 정보가 변호사 손에 들어간다고 소급해서 보호되지 않는다.
의미
- 변호사 없이 공개 AI 사용은 특권 보호 없음이 명확
- 형사 사건에서 AI 대화 자체가 증거가 될 수 있음
결정적 차이
같은 주에 나온 두 판결의 결정적 차이는 단 하나다.
| 요소 | Warner v. Gilbarco | US v. Heppner |
|---|
| 법적 보호 종류 | Work product | Attorney-client privilege |
| 사용자 신분 | Pro se 원고 (민사) | 형사 피고인 |
| 변호사 개입 | 없음 (본인 소송) | 없음 (변호사 전 단독 사용) |
| 사용 시점 | 소송 준비 중 | 변호사 고용 전 |
| 플랫폼 학습 설정 | 옵트아웃 됨 | 명시 안 됨 (공개 AI 기본 설정) |
| 결론 | ✅ 보호 | ❌ 보호 부정 |
핵심: 변호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변호사를 대신해서 AI를 사용하면 — 특권을 만들 수 없다. 그리고 변호사가 직접 사용하더라도 — 플랫폼 설정·고지 의무·동의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 waiver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3장. ABA Formal Opinion 512 — 미국 변호사의 6가지 의무
미국 변호사 협회(ABA)는 Mata v. Avianca 사건 1년 후인 2024년 7월 29일 — Formal Opinion 512: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Tools"를 발표했다. 이건 미국 모든 변호사가 따라야 하는 AI 사용 윤리 기준이다.
6가지 핵심 의무
① 역량(Competence)
변호사는 자기가 쓰는 AI 도구의 *능력과 한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Model Rule 1.1)
② 비밀유지(Confidentiality)
의뢰인 정보를 AI에 입력하기 전 *고지된 동의* 필요 (Model Rule 1.6)
③ 의뢰인 소통(Communication)
AI 사용 사실을 *의뢰인에게 설명*해야 한다 (Model Rule 1.4)
④ 법원에 대한 성실(Candor)
AI가 생성한 인용·논거를 *반드시 검증*해 제출 (Model Rule 3.1, 3.3)
⑤ 감독(Supervision)
파트너·관리 변호사는 *AI 사용 정책*을 만들고 부하 변호사를 감독 (Model Rule 5.1, 5.3)
⑥ 합리적 수임료(Fees)
AI로 빠르게 처리한 작업에 *원래 인간 시간*을 청구할 수 없음 (Model Rule 1.5)
가장 중요한 두 가지
ABA Opinion 512에서 가장 강조한 두 가지를 살펴보자.
① 비밀유지 — "고지된 동의" 원칙
"의뢰인 표현(representation)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 출처와 관계없이 — 의뢰인이 고지된 동의(informed consent)를 하지 않는 한 비밀유지의무가 적용된다."
이건 공개 AI뿐 아니라 유료 엔터프라이즈 AI에도 적용된다. 어떤 AI를, 어떤 데이터로, 어떤 보장으로 사용할지 의뢰인이 알고 동의해야 한다.
② 수임료 — "AI 효율"의 분배
ABA의 예시 인용:
"변호사가 GAI 도구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15분간 정보를 입력했다면, 그 15분과 결과물 검토 시간만 청구할 수 있다 — 전통적으로 10시간 걸리던 작업이라고 10시간을 청구할 수 없다."
이게 2편 글의 Billable Hour 종말 논의와 직접 연결된다. AI 효율 이득을 의뢰인이 가져가야 한다는 명확한 원칙이다.
4장. 한국 변호사법 26조와 AI의 충돌
자, 이제 한국법으로 들어가자.
변호사법 제26조 (비밀유지의무)
변호사 또는 변호사이었던 자는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한 문장이 한국 법조 윤리의 핵심 골격이다. 위반 시 징계는 물론 —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형법 제317조 업무상 비밀누설).
AI 사용과의 4가지 충돌
이 의무가 AI와 충돌하는 4가지 시나리오를 정리하자.
1
충돌 ① — 공개 AI에 사건 정보 입력
변호사가 ChatGPT·Claude(공개)에 *의뢰인의 사실관계*를 입력 → 약관상 *모델 학습/제3자 공유 가능* → *비밀 누설* 해당 가능.
2
충돌 ② — 클라우드 AI에 문서 업로드
계약서·소장 초안을 AI에 업로드 → *서버 캐싱·로그 저장* 가능 → 데이터센터가 해외(미국)에 있다면 *국외 이전* 추가 논점.
3
충돌 ③ — AI 서비스 제공사의 직원 접근
AI 회사 직원이 *서비스 개선 목적*으로 입력 내용을 *수동 검토* 할 가능성 → *비밀 누설 경로* 형성.
4
충돌 ④ — 사이버 사고 발생
AI 서비스가 *해킹·데이터 유출*을 당하면 → 의뢰인 정보가 외부로 → *변호사 단독 책임*은 아니지만 *주의의무 위반* 가능.
한국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해석 방향
한국 법원은 아직 변호사 AI 사용에 관한 직접 판례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2026년 2월 대법원 로폼 판결에서 — 간접적으로 시사한 부분이 있다.
"향후 생성형 AI를 활용해 이용자의 입력을 바탕으로 법률문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변호사법상 법률사무 취급에 해당할 수 있다."
— 대법원 제3부, 2025두35483 (2026.02.12)
이건 비변호사 플랫폼의 AI 사용 한계를 다룬 판결이지만 — 변호사가 직접 AI를 쓰는 경우의 책임 범위에도 유추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5장. 한국 변협의 침묵 — 가이드라인이 없다
미국에는 ABA Opinion 512가 있다. EU에는 AI Act가 있다. 일본 변호사연합회는 2024년 AI 활용 지침을 발표했다.
한국은? 2026년 5월 현재 — 대한변호사협회의 공식 AI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산재한 부분적 논의
대한변협이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다. 흩어진 조각들이 있다.
- 연구용역 — 변협이 외부 연구진에 리걸 AI 활용 방안을 의뢰해 보고서 작성. 비공개.
- 서울지방변호사회 리걸테크·인공지능대응특별위원회 — 가이드라인 초안 작성 중. 미공개.
- 서울지방변호사회 회보 — "금지가 아닌 안전한 활용 위한 가이드라인과 책임할당이 우선"이라는 입장. 그러나 공식 회칙 채택 안 됨.
- KCI 학술 논문 — 한권탁 교수 등이 변호사 윤리 측면 분석. 학계 차원의 제안.
무엇이 필요한가
한권탁 교수가 학술 논문에서 제안한 핵심 지침을 정리하면 — 한국 변호사가 따라야 할 6가지 윤리 의무가 도출된다(미국 ABA 512와 거의 일치).
이 6가지는 — 미국 ABA 512의 6가지 의무와 거의 1:1 대응된다. 한국 변협이 조속히 공식 가이드라인을 채택해야 하는 이유다.
침묵의 비용
가이드라인이 없는 동안 — 한국 변호사들은 무방비 상태다.
- 위반 여부 판단 기준 부재 → 자체 판단 의존, 사후적 징계 위험
- malpractice 보험 적용 불명확 → 사고 시 책임 폭증
- 클라이언트 신뢰 손실 → 글로벌 기업이 AI 정책 명확한 외국 로펌 선호
한국 변호사가 해외 글로벌 거래에서 점점 배제되는 조용한 위험이 진행 중이다.
6장. 3중 보호 메커니즘 (Layer 1-2-3)

미국 판례와 ABA 512, 그리고 학계 제안을 종합하면 — 변호사 AI 사용에서 특권을 지키는 3중 보호 모델이 도출된다.
Layer 1 — Client Consent (의뢰인 동의)
가장 안쪽 방패. 모든 보호의 시작점.
- AI 사용 전에 의뢰인에게 서면 동의 받기
- 어떤 AI, 어떤 데이터, 어떤 보장인지 명시
- 의뢰인이 거부할 권리 보장
- 동의서를 수임 계약서에 첨부
Layer 2 — Attorney Direction (변호사 지시)
중간 방패. Warner v. Gilbarco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요소.
- 변호사가 직접 AI를 운용 (의뢰인 단독 사용 X)
- AI 사용이 변호사의 사고 과정을 반영해야 work product 보호
- 변호사가 최종 산물을 검토·서명
- AI 출력을 변호사 의견으로 재구성해 의뢰인 전달
Layer 3 — Platform Choice (플랫폼 선택)
가장 바깥 방패. Heppner에서 결정적 패인이 된 요소.
- 엔터프라이즈 등급 AI 사용 (zero data retention)
- 데이터 학습 옵트아웃 명시적 설정
- 서버 위치·암호화·접근 통제 확인
- 서비스 약관에 비밀유지 조항 포함
- 가능하면 self-hosted 모델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3중 보호의 작동 원리
Layer 1만 있을 때
의뢰인 동의는 있지만 변호사가 직접 운용 안 함 → Heppner처럼 보호 부정 위험
Layer 1+2 있을 때
의뢰인 동의 + 변호사 직접 운용 → Work product 보호 가능. 그러나 공개 AI면 platform 약관이 waiver 트리거 가능
Layer 1+2+3 모두
의뢰인 동의 + 변호사 직접 운용 + 엔터프라이즈 AI → 최대 보호. Warner처럼 명확히 보호받음.
원칙: 3중 보호 중 하나라도 빠지면 — 위험이 시작된다. 모든 변호사가 3중 보호를 표준 절차로 갖춰야 한다.
7장. 변호사 실무 체크리스트
이 모델을 실무에 옮기는 한국 변호사 체크리스트다. 인쇄해서 책상에 두자.
A. 사용 시작 전 (one-time setup)
□ 사무소 AI 사용 정책 수립 (또는 외부 변호사면 개인 정책)
□ 사용할 AI 도구를 enterprise tier로 계약
□ "데이터 학습에 사용 안 함" 설정 확인 및 문서화
□ 서비스 약관·DPA(Data Processing Agreement) 검토 완료
□ malpractice 보험사에 AI 사용 사실 고지·승인
□ 비밀유지 동의서 양식 마련 (다음 장 참고)
B. 매 사건 시작 시 (per-matter)
□ 의뢰인에게 AI 사용 가능성 설명
□ 서면 동의 받음 (수임 계약 첨부)
□ 사용할 AI 도구·범위 명시
□ 의뢰인의 거부권 고지
□ 거부 시 대체 절차 수립
C. 매 작업 시 (per-task)
□ 입력 전 *식별 정보 마스킹* (이름·주민번호·연락처 익명화)
□ 사건 핵심 사실관계만 입력 (불필요한 디테일 배제)
□ AI 출력 전체를 *변호사 직접 검토*
□ 인용된 판례·법령 *모두 검증* (Westlaw·로앤비 등)
□ 변호사 의견으로 *재구성*해 의뢰인 전달
□ AI 대화 로그 보관 (감사 추적용)
D. 위반 위험 신호 (red flags)
⚠️ 의뢰인 모르게 AI 사용
⚠️ 공개 AI(ChatGPT 무료판 등)에 식별 정보 입력
⚠️ AI 출력을 검증 없이 그대로 사용
⚠️ AI 작업 시간을 인간 시간으로 청구
⚠️ "Help improve" 옵션이 켜져 있음
⚠️ 사용 후 로그 파기
8장. 클라이언트 동의서 양식 (한국 표준 제안)
ABA 512의 gold standard를 한국 변호사법·개인정보보호법에 맞게 번안한 동의서 양식 예시다. 코어닷투데이가 제안하는 한국 표준.
제1조 (목적)
본인(이하 "의뢰인")은 [법무법인 OO / 변호사 OOO](이하 "변호사")가 본 사건의 수임 업무 수행에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제2조 (사용 도구)
변호사는 다음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 [Anthropic Claude Enterprise] — 미국 서버, zero retention 설정, 학습 사용 안 함
2. [Microsoft 365 Copilot for Korea] — 한국 데이터센터, GDPR/PIPA 준수
3. 위 외 도구 사용 시 의뢰인의 추가 동의를 받습니다.
제3조 (입력 정보 범위)
변호사는 AI에 다음 정보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 본 사건의 사실관계 (식별 정보 마스킹 후)
✓ 관련 법령·판례 분석을 위한 쟁점 요약
✓ 의뢰인이 제공한 비식별 처리된 문서
입력하지 않습니다:
✗ 의뢰인의 성명·주민등록번호·연락처 (식별 정보)
✗ 제3자의 식별 정보
✗ 의뢰인이 명시적으로 입력 거부한 정보
제4조 (의뢰인의 권리)
의뢰인은 다음 권리를 가집니다:
1. 본 동의를 언제든지 서면으로 철회할 권리
2. AI 사용 내역의 보고를 요청할 권리
3. 특정 AI 도구 사용을 거부할 권리
4. AI 사용 거부로 인한 추가 비용·시간을 사전 통지받을 권리
제5조 (변호사의 의무)
변호사는 다음을 보장합니다:
1. AI 출력의 모든 인용·법령을 검증
2. AI 작업물에 대한 최종 책임은 변호사가 부담
3. AI 사용 시간만 청구하며, "전통 시간"으로 부풀리지 않음
4. AI 사용으로 인한 사이버 사고 발생 시 24시간 내 의뢰인 통지
제6조 (서명)
의뢰인: __________ (서명) 날짜: ____________
변호사: __________ (서명) 날짜: ____________
이 동의서 양식은 코어닷투데이가 미국 ABA Opinion 512·미국 판례·한국 변호사법·개인정보보호법을 종합해 제안한 비공식 표준안입니다. 실제 사용 전 개별 변호사의 검토·수정이 필요하며, 향후 대한변협의 공식 가이드라인 채택 시 그에 맞게 갱신돼야 합니다.
9장. Malpractice 보험과 AI
마지막으로 — 변호사 책임보험(malpractice insurance)이 AI 사고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미국의 동향
미국에서는 2024년부터 대형 malpractice 보험사들이 AI 관련 약관 개정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추세:
- GAI 사용 자체는 covered — 모범 윤리(ABA 512)를 따른 경우
- 공개 AI 사용은 exclude — ChatGPT 무료판 등으로 사고 발생 시 보장 거부 가능
- 사용 정책 미수립 시 premium 인상 — 사무소 정책 없으면 보험료 폭증
- 의뢰인 미고지 시 full denial — 동의 없이 AI 사용 후 사고 → 보장 거부
한국의 현황
한국 변호사 책임보험 시장은 아직 AI 약관이 명확하지 않다. 주요 보험사에 문의 시 받는 답변은 "기존 약관 적용" — 그러나 모호한 영역에서는 사고 시 분쟁 가능성이 크다.
코어닷투데이가 권장하는 한국 변호사의 대응:
- 보험 갱신 시 AI 사용 사실을 명시적으로 고지
- 서면 확인서 받기 — "AI 사용은 보장 대상에 포함됨"
- 사무소 AI 정책을 보험사에 제출해 premium 협상
- 대형 사고 위험 영역(M&A, IPO, 형사)은 AI 사용 제한 정책과 함께 추가 담보 가입
Korean Lawyer's Professional Liability(KLPL)의 미래
대한변협 가입 변호사가 의무 가입하는 KLPL는 — 2026년 기준 AI 관련 약관이 부재하다. 변협이 가이드라인을 채택하면 KLPL 약관도 함께 개정돼야 한다. 이게 변협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시급한 또 하나의 이유다.
10장. 한국에 필요한 가이드라인 — 5대 제안
이 글의 가장 건설적 부분이다. 코어닷투데이가 대한변협·법무부·국회에 제안하는 — 한국 변호사 AI 사용 가이드라인 5대 원칙이다.
대한변협 AI 윤리 가이드라인 (제안)
5대 원칙 · 16개 세부 규정 · 부속 동의서 양식
제1원칙 — 의뢰인 동의 우선
AI 사용 전 서면 동의 의무화. 동의서 표준 양식 채택.
제2원칙 — 변호사 직접 운용
의뢰인 정보의 AI 입력은 변호사만 가능. 보조직원 단독 사용 금지.
제3원칙 — 엔터프라이즈 등급 의무
의뢰인 정보 입력 시 zero retention·국내 데이터센터 우선.
제4원칙 — 검증 의무
AI 출력의 모든 인용·법령 변호사 검증. Mata 사고 재발 방지.
제5원칙 — 정직한 수임료
AI 효율 이득을 의뢰인에 환원. 인간 시간 부풀리기 금지.
이 5개 원칙은 — 미국 ABA 512 + EU AI Act + 한국 변호사법 26조의 교집합이다. 거의 모든 선진국이 유사한 방향으로 가는 국제 표준이기도 하다.
한국이 지금 이걸 채택하면 — 2026~2027년 글로벌 리걸테크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 침묵하는 동안 — 한국 법조는 불확실성 비용을 매일 지불하고 있다.
에필로그: 변호사 제도의 새 시험
3년 전, 스티븐 슈와르츠 변호사는 ChatGPT의 가짜 판례에 속아 $5,000 벌금을 받았다. 그건 눈에 보이는 사고였다.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위험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변호사가 공개 AI에 사건 정보를 입력한다. 의뢰인은 모른다. 변호사도 문제를 모른다. 사고는 3년 후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폭발한다 — "왜 이 AI 대화 로그가 검찰에 있는가?"
이게 AI 시대 변호사 제도의 새 시험이다.
미국은 ABA 512와 Warner·Heppner 판결로 — 조심스럽지만 명확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EU는 AI Act로 고위험 시스템 분류를 강제하고 있다. 일본은 일변련 AI 활용 지침을 발표했다.
한국만 — 침묵하고 있다.
이 침묵이 깨지지 않는 한 — 한국 변호사 한 명 한 명이 — 자기 책상에서 매일 가이드라인 없는 위험을 감수한다. 그리고 그 위험은 — 언젠가는 한 사건에서 폭발할 것이다.
코어닷투데이는 — 그 폭발이 오지 않게 하는 방법은 대한변협의 공식 가이드라인 채택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가이드라인의 초안에 — 이 글의 5대 원칙과 동의서 양식이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지금 당신이 변호사라면 — 이 글을 출력해 책상에 두세요. 적어도, 내 의뢰인의 위험은 내가 책임진다는 첫 걸음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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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닷투데이의 시각 — 이 글에 담긴 동의서 양식과 5대 원칙은 — 어떤 한국 변호사·법무법인·기업 법무팀이든 자유롭게 가져다 쓰셔도 좋습니다.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무부, 국회 법사위에 부탁드립니다. Mata v. Avianca가 한국에서 일어나기 전에 — 공식 가이드라인을 채택해 주세요. 변호사 한 명, 의뢰인 한 명의 비밀이 지켜지는 일은 — 법조 제도 전체의 신뢰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 신뢰가 무너지면 — AI 시대 법조의 정통성도 무너집니다. 이 글이, 그 무너짐을 막는 첫 벽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