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당과 시장의 귀환 — 빅테크는 왜 자기 보물을 공짜로 풀어주는가
Bill Gurley의 화제작 'Open Source Strategy'를 한국 독자를 위해 풀어 쓰다. 1983년 스톨먼의 분노부터 2026년 DeepSeek의 폭격까지 — 빅테크가 코드를 공짜로 푸는 진짜 이유, 그리고 AI 시대에 다시 시작된 '성당 대 시장'의 두 번째 시즌.

Bill Gurley의 화제작 'Open Source Strategy'를 한국 독자를 위해 풀어 쓰다. 1983년 스톨먼의 분노부터 2026년 DeepSeek의 폭격까지 — 빅테크가 코드를 공짜로 푸는 진짜 이유, 그리고 AI 시대에 다시 시작된 '성당 대 시장'의 두 번째 시즌.
질문 하나로 시작하자.
구글은 왜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풀어줬는가? 안드로이드는 현재 전 세계 휴대폰 OS의 73%, 39억 대의 기기에서 돌아간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선물"이다. 그런데 구글은 그 코드를 무료로 공개했다.
메타는 왜 자사 데이터센터 설계도를 인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공유했는가? 메타의 2025년 자본지출은 약 720억 달러. 2026년에는 1,150~1,350억 달러로 늘어난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이 자기들이 직접 공개해버린 설계 위에서 돌아간다.
버클리 대학교의 한 교수는 왜 인텔과 ARM을 무너뜨릴 무료 CPU 설계를 만들었는가? 그리고 왜 4,600개 기업이 거기 모여들었는가?

이 질문들의 답은 하나로 수렴한다. 오픈소스는 더 이상 개발 방법론이 아니다. 그것은 무기다. 그리고 2026년 지금, 그 무기가 AI 시장을 향해 다시 들어 올려지고 있다.
이 글은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자 빌 걸리(Bill Gurley)가 2026년 5월에 발표한 에세이 "From Open Source Software to Open Source Strategy"를 한국 독자를 위해 새로 풀어 쓴 것이다. 단순한 번역이 아니다. 1983년부터 2026년까지의 40년 역사를 모두 따라가며, 왜 이 개념이 지금 한국 기업에게도 절박한 문제인지를 함께 본다.
준비물은 하나다. 호기심. 가자.
"내가 사랑한 그 자유로운 컴퓨터 세계가 사라지고 있었다."
— 리처드 스톨먼

1980년, MIT 인공지능 연구실. 한 프린터가 자꾸 종이가 걸려서 망가졌다. 27세의 프로그래머 리처드 스톨먼(Richard Stallman)은 평소처럼 펌웨어를 직접 수정해 알림 기능을 추가하려 했다. 그런데 제조사 제록스가 소스코드를 주지 않았다. 이전 모델 때는 줬는데, 이번엔 거절이었다.
작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스톨먼에게는 결정적이었다. 그는 깨달았다. 자기가 사랑했던 "코드를 함께 고치고 나누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었다. 소프트웨어는 자물쇠가 채워진 상품이 되어가고 있었다.
1983년 9월 27일, 그는 Usenet 게시판에 한 선언문을 올렸다.
그가 만든 GPL 라이선스는 단순한 법적 문서가 아니라 철학의 선언이었다. "내 코드를 쓰려면, 네 코드도 같은 조건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른바 카피레프트(copyleft) — 저작권(copyright)을 뒤집어 자유를 강제하는 발상이었다.
스톨먼이 GNU를 시작한 지 8년 뒤.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의 21세 대학생 리누스 토르발즈(Linus Torvalds)가 비슷한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Hello everybody out there using minix — I'm doing a (free) operating system (just a hobby, won't be big and professional like GNU)..."
겸손한 어조였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리눅스(Linux) 커널은 GNU 운영체제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되었고, 곧 인터넷의 척추가 되었다.
그러나 리눅스가 진짜로 세상을 바꾼 결정타는 에릭 레이먼드(Eric S. Raymond)의 1997년 에세이 "The Cathedral and the Bazaar"였다. 레이먼드는 두 가지 개발 모델을 대비시켰다.
| 성당(Cathedral) | 시장(Bazaar) |
|---|---|
| 소수의 사제(엔지니어)가 비밀리에 완벽한 결과물을 빚어냄 | 수많은 상인(개발자)이 시끄럽게 모여 서로 다른 것을 만들고 교환 |
| 마이크로소프트, IBM 메인프레임, 유닉스 상용 버전 | 리눅스, Apache, Mozilla, BSD |
| "버그를 안 보이게 숨겨라" | "버그를 더 빨리 드러내라" |
| 속도 느림, 책임 명확 | 속도 빠름, 다수가 책임 공유 |
레이먼드는 여기서 그 유명한 리누스의 법칙(Linus's Law)을 만들었다.
"눈동자가 충분히 많으면, 모든 버그는 얕다(Given enough eyeballs, all bugs are shallow)."
이 한 문장이 실리콘밸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1998년 레드햇(Red Hat)이 상장하면서 "오픈소스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 시점에서 운동은 진영을 둘로 가른다.
용어가 "Open Source"로 통일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기업들이 "Free"라는 단어를 들으면 라이선스의 자유가 아니라 공짜를 떠올려서 거부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1단계다. 1단계의 오픈소스는 '방법론'이었다. 더 좋은 코드를 만드는 더 좋은 방법.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가장 폐쇄적이라 알려진 회사들이 — 구글, 메타, 아마존이 — 자기들의 가장 비싼 자산을 공짜로 풀어주기 시작했다.
빌 걸리는 이렇게 말한다.
"오픈소스는 더 이상 개발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전략적 무기다. 약자가 강자를 무력화하는 방패이자, 강자가 도전자를 짓밟는 망치다."
걸리가 본 다섯 가지 핵심 원리를 보자.
그런데 진짜 무서운 통찰은 따로 있었다. 걸리는 이렇게 못 박는다.
"대부분의 오픈소스 전략은 본질적으로 방어적이다. 이기지 않아도 된다. 경쟁자의 가격 결정권을 빼앗기만 하면 된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사례를 보면 즉시 이해된다. 본격적인 6대 전쟁 사례로 들어가자.

2007년 1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발표했다. 모두가 환호했지만, 구글의 임원실은 패닉에 빠졌다. 왜? 만약 애플이 모바일 시대를 통째로 장악하면, 구글 검색은 애플의 게이트 안에 갇히게 된다. 애플은 검색을 어디로 보낼지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거기에 통행료(toll)를 매길 것이다.
구글은 어떻게 대응했나? 망설임 없이 — 공짜로 풀었다.
2007년 11월, 구글은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pen Handset Alliance)를 발족했다. HTC, 모토로라, 삼성, 스프린트, T모바일, 퀄컴 등 34개 기업이 모였다. 메시지는 단순했다.
"애플의 폐쇄적 정원에 갇히지 마세요. 우리 진영에 오시면 OS는 공짜입니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안드로이드는 2026년 기준 세계 휴대폰 OS의 73%를 차지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검색 사업 주변에 1마일 너비의 해자(moat)를 둘러쳤다. 잡스가 만든 황금성에서 통행료를 받기 전에, 구글이 그 성 바깥에 자기의 무료 도로망을 깔아버린 것이다.
여기서 걸리의 통찰이 빛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직접 돈을 벌 필요가 없었다. 검색을 지키기만 하면 됐다. 그것이 방어적 오픈소스의 본질이다."
게다가 구글은 영악했다. 안드로이드 코어는 공개했지만 구글 검색, 지도, 지메일, 유튜브, 플레이스토어는 "구글 인증 안드로이드"에만 허락했다. 즉, 무기를 풀어놓되 진영의 깃발은 자기가 들고 있게 한 것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GMS를 잃었을 때 얼마나 큰 타격이었는지를 떠올리면 단번에 이해된다.

2010년, 페이스북(메타)은 데이터센터 비용 곡선에 짓눌리고 있었다.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서버를 사야 하는데 시스코, 델, HPE, IBM의 마진은 너무 컸다. 견적서마다 "기업용" 가격이 붙어 있었다.
페이스북은 진절머리가 났다. 그래서 자기들의 데이터센터 설계도를 통째로 공개해버렸다. 2011년 4월, 인텔, 골드만삭스, 랙스페이스, 안디 벡톨샤임과 함께 Open Compute Project(OCP)를 발족했다.
OCP의 논리는 잔혹할 정도로 단순하다.
2026년 현재 OCP에는 400개 이상의 회원사가 있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시스코, 델, HPE, 인텔, AMD, 엔비디아 — 결국 모두 들어왔다. 산업 분석가들은 OCP 기반 인프라 지출이 2025년 약 1,320억 달러, 2029년 2,9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본다.
여기서 핵심은 이거다. OCP는 메타를 시스코로부터 해방시킨 것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가격 구조를 재편했다. 메타는 이기지 않았다. 시스코를 무력화한 것이다.

2010년대 초반, 클라우드 시장은 AWS의 일방적 독주였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한참 뒤쳐져 있었다. 구글은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가?
구글이 내놓은 답은 — 또다시 — 오픈소스였다. 2014년, 구글은 자신들이 10년간 내부적으로 사용해온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 Borg를 외부에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코드명은 Kubernetes. 그리고 그것을 새로 만든 Cloud Native Computing Foundation(CNCF)에 기증했다.
전략은 명확했다. 빌 걸리의 표현으로는:
"AWS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락인(lock-in)이었다. 한 번 AWS에 자리잡으면 다른 클라우드로 옮기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쿠버네티스는 그 락인을 깨뜨리는 만능 열쇠였다."
가장 통쾌한 장면은 — AWS 자신이 결국 CNCF의 백금 등급(Platinum) 회원이 됐다는 사실이다. 자신을 포위하기 위해 만든 컨소시엄에 자기가 돈을 내고 가입해야 했다. 고객들이 "쿠버네티스 안 지원하면 AWS 안 쓴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빌 걸리가 말하는 "전략적 오픈소스의 위력"이다. 강자도 게임의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장에서 밀려난다.
이번엔 통신 장비 시장이다. 2017년, AT&T, 버라이즌,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차이나모바일, 컴캐스트 등 세계 주요 통신사들이 모였다. 그들의 적은 단 셋이었다. 시스코, 주니퍼, 노키아, 에릭슨.
이들 장비 회사들은 통신사에 60% 이상의 총마진(gross margin)을 떼어가고 있었다. 통신사는 망 투자 자본의 절반을 그들에게 바치고 있던 셈이다.
해결책? 또다시 오픈소스였다. 리눅스 재단 아래 ONAP, OPNFV, OpenDaylight, FD.io 등 여러 프로젝트를 묶어 LF Networking을 만들었다.
결과는? 2025년 7월, HPE가 주니퍼를 140억 달러에 인수했다. 노키아의 모바일 매출은 2024년 21% 감소했다. 에릭슨은 2023~2024년 사이 2만 5천 명 이상을 정리했다.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전체가 2024년 -11% 역성장 — 20년 만의 최악 — 을 기록했다.
리눅스 재단의 추산에 따르면, LF Networking 프로젝트는 전 세계 모바일 가입자의 약 70%가 사용하는 인프라를 떠받친다. 시스코·노키아의 가격결정권은 완전히 무너졌다.

이건 가장 야심차고, 가장 지정학적이며, 가장 매력적인 사례다.
CPU의 세계는 두 거인이 다스린다. 인텔(x86)과 ARM. 이 둘은 자신들의 명령어 집합(ISA)에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다. 칩을 만들 때마다, 설계할 때마다, 돈을 내야 한다.
2010년, UC 버클리의 데이비드 패터슨(David Patterson) 교수가 학생들과 함께 의문을 던졌다. "왜 CPU 명령어 집합은 오픈소스가 될 수 없는가?" 결과물이 RISC-V다. 글자 "V"는 다섯 번째 세대를 의미한다.
처음에는 학술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2026년 현재 RISC-V는 70개국 4,600개 조직이 참여하는 거대한 운동이 됐다.
| 항목 | x86 (Intel) | ARM | RISC-V |
|---|---|---|---|
| 라이선스 비용 | 매우 높음 (사실상 사용 불가) | 설계당 + 칩당 비용 | 없음 (BSD 라이선스) |
| 설계 수정 자유 | 불가 | 제한적 | 완전 자유 |
| 지정학적 리스크 | 미국 제재 영향권 | 미국·영국·일본 영향권 | 없음 (중립) |
| 2025년 시장 점유율 | ~60% (서버·PC) | ~35% (모바일·IoT) | ~25% (전체, 급성장 중) |
| 2025년 누적 출하 코어 | — | — | 약 200억 개 |
게다가 이 이야기는 지정학적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자, 중국은 RISC-V를 국가 전략 과제로 격상시켰다.
미국 의회의 반응은 정확히 빌 걸리가 예측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외교위원회와 중국 특별위원회 의장이 상무부에 "미국 기업이 RISC-V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라"고 압박했다. 표면적 이유는 국가 안보였지만, 본질은 — 인텔과 ARM의 비명이었다.
ARM은 SEC 공시에 RISC-V를 경쟁 위험으로 명시했다. "고객들이 이 무료 오픈소스 아키텍처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골리앗이 다윗을 무서워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지막 사례는 가장 최근의 일이다. 구글 맵스(Google Maps)는 구글의 또 다른 황금 광맥이다. 10년 이상의 투자, 수십억 달러, 그리고 거리뷰 차량들. 그 결과 구글은 지구상에서 가장 정확한 지도를 갖게 됐다. 그리고 그 지도는 검색, 안드로이드 오토, 웨이즈, 웨이모 자율주행, 그리고 곧 AI의 지리적 기반(grounding)이 될 예정이었다.
2022년 12월, 충격적인 결합이 발표됐다. AWS,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톰톰 — 네 거인이 리눅스 재단 아래 Overture Maps Foundation을 만들었다. 목표? 공유 가능한 오픈 지도 데이터셋.
이 컨소시엄은 빠르게 자라났다. 2024년 1.0 릴리스, 2025년 GERS(Global Entity Reference System) 출시. GERS는 모든 장소에 고유 "지문(fingerprint)"을 부여해서 누가 어떤 데이터를 만들어도 자동으로 합쳐질 수 있게 했다. 메타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기본 지도를 Overture로 옮겼다. MS는 빙 맵과 애저 맵에 통합했다. 우버, Esri의 ArcGIS, 톰톰의 Orbit 플랫폼도 들어왔다.
여기서 빌 걸리가 짚는 결정적 포인트.
"AI 시대에 지도는 단순한 길 안내가 아니다. 그것은 물리적 세계의 grounding 레이어다. LLM이 현실 세계에 대해 추론하려면, 어딘가에 '실제 세계'의 모델이 있어야 한다. 그 레이어를 한 회사가 독점하게 둘 수는 없다."
말하자면, AI 시대의 운영체제급 기반 인프라를 미리 공유재로 만들어두자는 것이다.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시대에 해야 했던 역할을, Overture가 AI 시대에 미리 하려는 것이다.
여기까지 6개 사례를 봤다. 패턴이 보이는가?
자, 이제 우리는 6개 사례와 6개 법칙을 손에 쥐고 있다. 그리고 2026년,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인류가 AI라는 새로운 전장 앞에 섰다.
다음 장은 이 글의 진짜 무대다.

자, 무대를 바꾸자. 2026년 5월 현재의 AI 시장 풍경은 정확히 이렇다.
| 진영 | 대표 모델 | 전략 | 위치 |
|---|---|---|---|
| OpenAI | GPT-5/o-series | 완전 폐쇄, MS와 깊은 결합 | 미국 |
| Anthropic | Claude Opus/Sonnet | 완전 폐쇄, AWS·구글과 다중 결합 | 미국 |
| Google DeepMind | Gemini (폐쇄) + Gemma (오픈 엣지) | 이중 전략 | 미국 |
| Meta | Muse Spark (폐쇄, 2026.4) | 2025년 Llama 4 실패 후 폐쇄로 회귀 | 미국 |
| 진영 | 대표 모델 | 특징 | 위치 |
|---|---|---|---|
| DeepSeek | DeepSeek-R1 (2025.1) | 출시 직후 미국 AI 주식 폭락 유발 | 중국 |
| Alibaba Qwen | Qwen 시리즈 | Airbnb 고객 서비스에 채택 | 중국 |
| Moonshot Kimi | Kimi K-시리즈 | Cursor Composer 2의 백본 | 중국 |
| Zhipu GLM | GLM-4 / GLM-X | 중국 정부 지원 백본 모델 | 중국 |
| Mistral AI | Mistral Large 3 (2025.12) | 서구권 유일한 진지한 오픈웨이트 도전자 | 프랑스 |
이 표를 보면 충격적인 사실 하나가 즉시 드러난다. 서구권에서 오픈웨이트 프런티어를 진지하게 추격하는 회사는 사실상 Mistral 하나뿐이다. 메타는 2024년 7월 마크 저커버그의 "Open Source AI Is the Path Forward" 선언 후 — 2025년 7월에 완전히 뒤집었다. Llama 4는 실패했고, 계획되어 있던 Llama 4 Behemoth 프런티어 모델은 취소됐다. 저커버그는 "초지능급 모델은 더 이상 오픈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구글 딥마인드의 수장 데미스 하사비스는 솔직하게 인정했다.
"중국 모델들 중 다수가 우수하다. 그리고 그들이 현재 오픈소스 진영을 이끌고 있다."
빌 걸리의 가장 강력한 경고는 여기서 나온다.
"만약 신뢰할 만한 서구 오픈 프런티어 플레이어가 없다면, AI 경제는 결국 두세 개의 성당 벤더가 모든 조건을 좌우하는 시장으로 수렴한다. 그리고 그 두세 곳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장악한 같은 빅테크들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잘못된 본능이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걸리는 본다.
2026년 4월 29일, 미국 하원 위원회들은 Anysphere(Cursor 제작사)와 Airbnb에 공문을 보내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 사용 경위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두 회사는 단순히 가격-성능 비교를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분위기는 빠르게 "오픈 = 안보 위협"으로 흘러가고 있다.
빌 걸리의 마지막 경고는 차갑다.
"우리가 이렇게 한다면, 2030년 즈음 중국 오픈 모델이 글로벌 기본값이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세계 AI 사용자 대부분으로부터 기술적으로 고립될 것이다. 우리 손으로 그렇게 만들 것이다."
빌 걸리는 글 후반부에서 자율주행을 거의 같은 패턴으로 분석한다.
현재 자율주행 시장의 웨이모(Waymo)는 2008년의 애플 같은 위치다.
웨이모는 진짜로 잘 만들었다. 그러나 — 빌 걸리의 통찰이 다시 작동한다.
"애플도 2008년에 진짜였다. 그러나 구글이 자기 플레이북으로 모바일 플랫폼 레이어에서 애플을 commoditize 했다. 이제 질문은 단 하나다. 웨이모가 아닌 50개 회사들이 구글의 플레이북을 구글에 거꾸로 쓸 영민함과 배짱이 있는가?"
이 시나리오는 단순한 예측이 아니다. 40년 역사가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자, 마지막 장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한국의 개발자, 기획자, 임원, 정책 입안자에게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 한국에는 "오픈소스 전략" 논의가 거의 없다. 한국 빅테크들은 자체 LLM을 만들고 있지만, 그것은 대부분 폐쇄 성당 방식이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카카오 KOgpt, LG 엑사원 — 모두 일부 공개 외에는 폐쇄 노선이다. 한국이 글로벌 오픈 AI 컨소시엄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사실상 비어 있다.
(2) 인프라 의존 구조가 위험하다. 한국 기업이 OpenAI/Anthropic/구글에 직접 의존하는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빌 걸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국 기업들은 "세 개의 성당"에 통행료를 내며 사업을 한다. RISC-V, 쿠버네티스, OCP의 교훈은 명백하다 — 인접 인프라가 한 회사에 묶이면, 그 회사가 가격을 정한다.
(3) 그러나 기회도 그 안에 있다. 한국은 — 흥미롭게도 — 중국과 미국 양쪽에 모두 닿아 있는 거의 유일한 IT 강국이다. Mistral이 유럽에서 했던 역할을, 한국·일본·대만이 동아시아에서 할 수 있다. 빌 걸리의 표현으로는 "신뢰할 만한 오픈 프런티어 플레이어"의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코어닷이 한국 기업들과 일하면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도 자체 LLM이 필요할까요?"
이 글은 그 질문의 틀을 바꾸자고 말한다. 더 좋은 질문은 이것이다.
이것이 빌 걸리가 모든 기업 운영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오픈소스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경쟁자가 이미 알아낸 무엇을 당신은 모르고 있는가"가 진짜 질문이다.
40년 전, 한 프로그래머가 프린터 드라이버 때문에 화가 났다. 그 분노가 GNU를 낳았고, 리눅스를 낳았고, 인터넷의 척추를 만들었고, 안드로이드를 낳았고, 쿠버네티스를 낳았고, RISC-V를 낳았다.
그리고 2026년, 그 분노의 후예들이 — DeepSeek의 양밍, Mistral의 아르튀르 멘쉬, 알리바바 Qwen 팀 — 새로운 성당 앞에 같은 횃불을 들고 서 있다.
빌 걸리의 마지막 문장이 모든 것을 요약한다.
"기술 분야의 새로운 세계 질서가 지금 이 순간 실시간으로 건설되고 있다. 이것을 이해하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자기 우위를 복리로 불릴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국가는 글로벌 기술 지형을 이끌 것이다."
성당의 시대인가, 시장의 시대인가. 이번 판은 2026~2030년 사이에 결정된다. 우리가 그 판에서 어디에 서 있을지는, 어쩌면 지금부터 우리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코어닷투데이는 한국 기업의 AI 인프라 전략을 설계합니다. 폐쇄 성당과 오픈 시장 사이에서 어떤 포지션을 잡아야 할지 고민이라면, coredot.today에서 우리의 다른 글들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