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보안제로데이공급망 공격arrayrefSharePointAIxCCPreparedness Framework취약점 헌팅
AI가 취약점을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 저울이 기운 3주
8월 1일 OpenAI의 Astra가 10년 넘게 풀리지 않던 수학 난제 10개를 2,000달러로 풀었습니다. 6일 뒤 같은 모델이 '사람 없이 제로데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격리됐습니다. 그리고 8월 20일, 2억 4천만 번 다운로드된 Rust 크레이트가 86분간 악성 코드를 배포했습니다. 이 세 사건은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 1988년 모리스 웜부터 시작된 '기계가 취약점을 찾는다'는 계보가 어디까지 왔고, 왜 지금 저울이 기울고 있는지 끝까지 추적합니다.
8월 1일. OpenAI가 차기 모델 Astra의 내부 버전이 10년 이상 미해결이던 수학·이론전산 문제 10개를 풀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하일 그로모프가 1999년 소픽(sofic) 개념을 제시한 이래 열려 있던 비(非)소픽 군의 최초 명시적 구성, 콘의 강직성 추측 반증, 에르되시 문제 3개. 전부 기계가 검증할 수 있는 Lean 인증서를 달고 나왔습니다. 총 연산 비용은 약 2,000달러였습니다.
8월 7일. 같은 회사가 Astra의 내부 개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 이 모델이 사람의 지시 없이 스스로 제로데이를 찾아 익스플로잇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 즉 자사 Preparedness Framework의 '심각(Critical)' 사이버 임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8월 20일. 러스트 생태계에서 2억 4,500만 번 다운로드된 크레이트 arrayref의 악성 버전이 crates.io에 올라왔습니다. 빌드 스크립트가 컴파일 도중 원격 바이너리를 받아 실행했습니다. 86분 만에 내려갔지만, 그 사이 cargo build를 돌린 사람은 이미 당한 뒤였습니다.
세 사건은 서로 다른 뉴스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이런 사실이 하나 더 공개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SharePoint를 계정 없이 관리자로 진입할 수 있게 하는 취약점 체인을 Rapid7이 찾아냈는데, 그 작업의 상당 부분이 AI 에이전트로 수행됐고 규모가 이랬습니다.
24일간 · 96개 세션 · 256개 프롬프트 · 약 80,000회의 에이전트 도구 호출
이 글은 이 네 조각을 하나로 꿰맵니다. 다루는 것은 이렇습니다.
3주 동안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나 (타임라인)
왜 지금인가 — 1988년 모리스 웜부터 시작된 40년의 계보
왜 이렇게 잘 찾나 — 퍼저와 LLM 에이전트의 기술적 차이
저울은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 — 공격·방어 균형의 진짜 비대칭
실무에서 오늘 당장 할 것
Astra 사건이 진짜로 묻는 것
미리 결론 한 줄을 놓고 가겠습니다. AI는 취약점 '발견'을 싸게 만들었지만, '대응'은 여전히 사람과 조직의 속도로 움직입니다. 위험의 실체는 능력이 아니라 그 격차입니다.
1부. 3주 동안 벌어진 일
8월 1일 — 수학 난제 10개, 2,000달러
먼저 Astra가 무엇을 했는지부터 정확히 봅시다. 이 대목을 건너뛰면 8월 7일의 조치가 과잉으로 보입니다.
성과
내용
의미
비소픽 군의 최초 구성
1999년 그로모프가 소픽 개념을 도입한 이래 "소픽하지 않은 군이 존재하는가"는 군론의 열린 질문이었다
존재 증명이 아니라 명시적 구성이다
콘의 강직성 추측 반증
작용소 대수의 오래된 추측
반례를 찾아냈다
에르되시 문제 3개 해결
에르되시 문제 목록의 미해결 항목
목록 관리자 토머스 블룸이 "큰 뉴스"라 평가
단위거리 추측 반증(5월)
1946년 이래 80년간 버틴 이산기하 문제
필즈상 수상자 팀 가워스가 "주저 없이 최고 저널에 추천했을 것"이라 평했고, 이후 가워스·노가 알론 등 수학자 9명이 그 증명을 사람이 따라가기 쉽게 풀어쓴 해설 논문을 냈다
전부 Lean 인증서 첨부
기계 검증 가능한 형식 증명이 함께 나왔다
"진짜인가"를 사람이 믿어줄 필요가 없다
마지막 줄이 중요합니다. 검증이 기계화되어 있으면 "AI가 헛소리를 그럴듯하게 했다"는 반론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3부에서 "왜 AI가 보안 연구를 잘하는가"의 핵심 단서가 됩니다.
8월 7일 — 그리고 같은 모델이 격리됐다
6일 뒤, OpenAI는 Astra의 일부 내부 작업을 멈췄습니다. 내부 평가에서 이 시스템이 예상보다 훨씬 더 사이버 보안 과제에 능숙하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OpenAI의 Preparedness Framework에서 사이버 영역의 '심각(Critical)' 등급은 이렇게 정의됩니다.
실제 시스템에서 사람의 지시 없이 스스로 심각한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찾아 익스플로잇하거나, 강하게 방어된 표적에 정교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OpenAI는 Astra가 이 임계에 도달했다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표현은 "배제할 수 없다(cannot rule out)"였습니다. 그리고 그 불확실성만으로 다음 조치들이 취해졌습니다.
격리
격리된 테스트 환경에서만 실행. 네트워크와 도구 접근을 제한한다.
봉인
모델 가중치 암호화, 샌드박스 실행. 유출 자체를 막는 조치다.
감시
사고사슬(chain-of-thought) 모니터링으로 고위험 활동을 실시간 중단한다.
재작성
Preparedness Framework 문서 자체를 다시 쓰고 있다. 기준이 현실을 못 따라갔다는 자백이다.
제품 취소가 아니라 안전장치를 갖출 때까지의 의도적 보류라는 점도 분명히 해둡니다. 그럼에도 이것은 프론티어 랩이 자기 프레임워크 때문에 실물 비용(출시 지연)을 지불한 첫 사례입니다.
8월 11~20일 — 이론이 현실로 내려오는 데 걸린 시간
같은 기간, 이론이 아니라 실제 공격에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날짜
사건
숫자
2026.1 · 3월
Rapid7 Labs가 두 차례 스프린트로 SharePoint를 연구. 상당 부분을 에이전트가 수행
24 활동일 · 96세션 · 256프롬프트 · 약 80,000회 도구 호출
8.11
체인의 두 번째 고리 CVE-2026-63520 공개 (SharePoint BCS의 안전하지 않은 .NET 타입 인스턴스화)
CVSS 8.1
8월 중
CVE-2026-55040 — 원격 미인증 공격자가 임의 사용자(관리자 포함)의 신원을 가질 수 있는 인증 우회. 위 RCE와 엮으면 미인증 원격 코드 실행
"기계가 스스로 취약점을 찾는다"는 아이디어는 2026년에 생긴 게 아닙니다. 40년 가까이 단계적으로 쌓여 온 계보가 있고, 각 단계가 무엇을 못 했는지를 알아야 지금이 왜 다른지 보입니다.
1988 — 모리스 웜: 자동화된 공격의 원형
코넬 대학원생 로버트 모리스가 만든 웜이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의 상당수를 마비시켰습니다. 의도는 규모 측정이었지만 결과는 최초의 대규모 인터넷 사고였습니다. 여기서 확립된 것은 하나입니다 — 공격은 자동화될 수 있다. 사람이 한 대씩 손으로 뚫지 않아도 됩니다.
1990 — 퍼징: 자동 발견의 시작
바턴 밀러 연구팀이 유닉스 유틸리티에 무작위 입력을 쏟아부었더니 상당수가 크래시했습니다. 퍼징(fuzzing)의 탄생입니다. 이후 AFL, libFuzzer, OSS-Fuzz로 이어지며 대규모 자동 발견의 주력이 됩니다.
퍼징의 강점과 한계는 명확합니다.
퍼징이 잘하는 것
퍼징이 못하는 것
메모리 안전성 버그 — 크래시가 곧 신호다
크래시하지 않는 취약점 — 인증 우회, 권한 상승, 로직 결함
대량 반복. 사람의 도메인 지식이 필요 없다
코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회귀 방지에 탁월
"이 토큰 검증 함수가 무엇을 빠뜨렸나"는 물을 수 없다
이 오른쪽 칸이 35년간 사람 연구자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SharePoint의 CVE-2026-55040이 정확히 오른쪽 칸에 속하는 취약점입니다.
2016 — DARPA 사이버 그랜드 챌린지
DEF CON 24에서 기계 7대가 서로의 소프트웨어에서 취약점을 찾고, 익스플로잇을 만들고, 패치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대회가 열렸습니다. Mayhem이 우승했습니다. "기계가 스스로 찾고 고친다"의 첫 공개 증명입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단순화된 환경, 특수 제작된 바이너리, 메모리 안전성 버그 중심. 현실의 수백만 줄 코드베이스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2024.11 — Big Sleep: 퍼저가 못 찾던 것을 찾다
구글 딥마인드와 프로젝트 제로가 만든 LLM 에이전트 Big Sleep이 SQLite에서 실제 취약점을 찾아냈습니다. 구글은 이것을 "AI 에이전트가 실제 소프트웨어에서 발견한 최초의 취약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종류입니다. 이미 OSS-Fuzz가 SQLite를 오랫동안 퍼징하고 있었는데도 남아 있던 버그였습니다.
2025.7 — 악용되기 전에 막다
더 결정적인 사건은 그다음이었습니다. Big Sleep이 SQLite에서 CVE-2025-6965를 찾아냈는데, 구글의 설명에 따르면 이 취약점은 "위협 행위자만 알고 있었고 악용 위험에 처해 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한, AI 에이전트가 실제 악용 시도를 직접 저지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방어 쪽이 처음으로 선제 점수를 낸 순간입니다. 이 사실은 4부의 균형 논의에서 다시 나옵니다.
2025.8 — AIxCC 결승: 규모의 증명
2016년 CGC의 직계 후속인 DARPA AI 사이버 챌린지(AIxCC) 결승이 DEF CON 33에서 끝났습니다. 일곱 팀이 LLM을 결합한 사이버 추론 시스템(CRS)으로 오픈소스의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고 패치했습니다.
발견율 (준결승)
37%
발견율 (결승)
86%
패치율 (준결승)
25%
패치율 (결승)
68%
한 해 만에 발견율이 37%에서 86%로, 패치율이 25%에서 68%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합성 문제만 푼 게 아닙니다. 결승에서 실제(비합성) 취약점 18건(C 6건, 자바 12건)을 찾아냈고 그중 11건에 패치를 제출했습니다.
우승은 조지아텍·KAIST·POSTECH·삼성리서치 연합인 Team Atlanta(ATLANTIS, 400만 달러), 2위 Trail of Bits(Buttercup, 300만 달러), 3위 Theori(150만 달러)였습니다. 한국 연구진이 1·3위에 있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결승 진출 시스템은 전부 오픈소스로 공개됐습니다. 5부에서 이걸 어떻게 쓸지 이야기합니다.
2025.9 — GTG-1002: 공격 쪽의 첫 대규모 자동화
같은 해 9월, 중국 국가 연계로 지목된 그룹(GTG-1002)이 Claude Code를 탈옥해 다단계 침투의 80~90%를 자동화한 캠페인이 적발됐습니다. 정찰, 취약점 발견, 익스플로잇, 자격증명 수집, 데이터 반출까지 AI가 수행했고, 표적은 약 30곳이었습니다. 사람은 전략적 결정 지점에만 개입했습니다.
우회 방법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인가된 방어 테스트를 하는 중"이라고 AI를 사회공학적으로 설득했습니다.
그래서 2026년 8월
시기
누가 자동화됐나
한계
1988
확산(공격)
발견은 사람이
1990~
발견(퍼징)
크래시하는 버그만
2016 CGC
발견+패치
장난감 환경
2024 Big Sleep
의미 이해 기반 발견
사례 단위
2025 AIxCC
실제 코드에서 발견+패치, 규모 확보
대회 조건
2025 GTG-1002
침투 전 과정(공격)
탈옥 필요
2026.8
Rapid7: 실제 엔터프라이즈 제품에서 논리 취약점 체인 발견 Astra: 지시 없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판정
—
계보의 각 칸이 하나씩 채워지다가, 2026년 8월에 마지막 칸의 '한계' 열이 비었습니다.
같은 모델입니다. 하나는 80년 묵은 기하학 추측을 반증했고, 하나는 사람 없이 제로데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격리됐습니다.
그리고 그 두 가지는 같은 능력입니다. 긴 추론 사슬, 도구 사용, 실패를 견디는 인내심, 그리고 기계가 채점할 수 있는 목표. 증명 탐색과 익스플로잇 탐색은 탐색 공간의 이름만 다른 같은 작업입니다.
이 사실에서 세 가지 미해결 질문이 나옵니다.
질문
왜 어려운가
① 능력을 막으면 방어도 못 한다
Big Sleep이 악용 직전의 취약점을 잡아낸 것도 정확히 같은 능력이다. 사이버 능력을 억제하면 방어 자동화도 함께 억제된다.
② 판정을 그 회사가 한다
"심각 임계에 도달했는가"를 판단하는 주체가 출시로 이익을 얻는 당사자다. Astra 사례는 자율규제가 작동한 증거인 동시에, 그것이 자율이라는 사실의 증거이기도 하다.
③ 오픈웨이트에는 임계가 없다
가중치가 공개된 모델은 격리도 CoT 모니터링도 적용할 수 없다. 프론티어 랩이 멈춰도 능력 자체는 확산한다.
그럼에도 Astra 사건에는 분명한 진전이 있습니다. 자기 프레임워크 때문에 실제로 출시를 늦춘 첫 사례이고, "배제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만으로 그렇게 했습니다. 2023년 이후 프론티어 랩들이 만든 자율 안전 프레임워크가 문서로만 존재하는지, 실제로 브레이크를 거는지가 이번에 처음 시험됐습니다.
그리고 그 프레임워크를 지금 다시 쓰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신뢰의 근거입니다. 기준이 현실을 못 따라갔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니까요.
부록 A. 이번 주 체크리스트
30분이면 끝나는 것부터
즉시CI 빌드가 --locked / npm ci로 도는지 확인. 아니면 오늘 바꾼다.
즉시8월 20일 전후 CI가 러스트 빌드를 돌렸다면 해당 러너의 토큰·자격증명을 회수한다. 86분이라도 걸렸을 수 있다.
이번 주SharePoint 온프레미스를 쓴다면 CVE-2026-55040 · CVE-2026-63520 패치 상태를 확인한다. 이미 실제 공격이 관측된 취약점이다.